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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선별진료소는 ‘비상근무 중’…"따뜻한 말 한마디가 보약"

광주 광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의료진 추석나기
5분 대기조까지 편성…확진자 없는 경우 퇴근 가능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2020-10-01 08:30 송고
추석을 하루 앞둔 30일 오전 광주 광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코로나19 피검사자에게 사전문진표 작성법을 안내하고 있다.2020.09.3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추석을 하루 앞둔 30일 오전 광주 광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코로나19 피검사자에게 사전문진표 작성법을 안내하고 있다.2020.09.3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민족 대명절 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 30일, 광주 광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의료진들은 명절 연휴에도 기약 없는 사투를 이어갔다.

보건소 소속 검체채취팀 8명의 의료진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호복과 발 덧신, 고글 등으로 완전 무장을 한 채 코로나19 피검사자들을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피검사자가 도착하자 선별진료소는 더욱 분주해졌다. 일부 의료진들은 사전 문진표 작성법을 안내하면서 동시에 해외여행 이력과 지역 감염 확진자와의 접촉 여부를 물었다.

검체채취 대상자로 분류된 시민들은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자동화선별진료소 내부로 향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

언제 발생할지 모를 감염 확산에 대비하고자 방역도 잊지 않았다. 의료진들은 검체채취를 진행한 뒤 소독제를 진료소 곳곳에 뿌려댔다.
사전문진표 작성법을 안내하던 한 의료진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자 "힘들지 않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숨이 잘 안쉬어지는 와중에 말을 많이 해야 해 퇴근하면 곯아떨어진다"고 했다.

날씨는 선선해졌지만 이들이 착용한 방호복과 장갑 안은 땀 범벅이다. 간간이 진료소 인근 그늘로 이동하며 숨을 고르는게 일과 중 휴식이다.

추석을 하루 앞둔 30일 오전 광주 광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점검하고 있다.2020.09.3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추석을 하루 앞둔 30일 오전 광주 광산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점검하고 있다.2020.09.3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보건소 소속 의료진 26명은 7개 팀으로 나눠 선별진료소 내·외부에서 근무한다. 출근은 오전 8시로 고정된  반면 퇴근은 당일 확진자가 없는 경우에 한해 가능하다.

보건소 밖에서는 선별진료소 검체채취팀과 자가격리자 대상 검체채취를 진행하는 이동검체팀이 감염 예방에 힘쓴다.

내부에서는 확진자들의 동선과 밀접 접촉자를 파악하는 역학조사팀과 의료대책팀이 운영된다. 총괄대응반은 인력이 부족한 팀에 상시로 투입되는 '5분 대기조' 역할을 맡는다.

의료진들은 지난 2월부터 장기화하는 코로나19로 육체적인 한계와 함께 기약 없는 전쟁이 될 것 같다는 공포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보건소 직원 한모씨(27·여)는 "코로나19가 언제 터질지 몰라 주말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잠잘 시간도 부족해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자 보건소 책상에 엎드려 잔 적도 부지기수다"고 토로했다.

이어 "몸은 몸대로 피곤하지만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공포감도 자꾸만 엄습해 온다. 기약이 없기에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더 큰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상황에도 이들은 시민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소 직원 장모씨(51·여)는 "이번 명절에도 고향 방문은 고사하고, 아이들 밥 챙겨줄 시간도 부족하다"면서 "출근하기 전 아이가 눈에 밟혀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시민들이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면 해묵었던 피로가 사르르 녹는 것 같다"고 밝혔다.


ddaum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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