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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마약왕'으로 불리는 마약판매상 '전세계'의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2심에서 형량이 늘어났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 김민기 하태한)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마약) 혐의로 기소된 유모씨(40)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360여만원의 추징도 명했다.텔레그램 닉네임 '전세계'는 텔레그램 등을 통해 필로폰, 엑스터시, LSD, 합성대마, 코카인 등 각종 마약류를 판매하는 광고 글을 게시하고 매수자들로부터 돈을 받은 다음, 마약을 사전에 은닉해 뒀던 장소를 알려주는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판매해왔다.

유씨는 전세계로부터 합계 100g이 넘는 필로폰을 수수하고, 14.7g의 필로폰을 경상도 지역에서 관리하며, 제3자에게 필로폰을 제공·매매하거나 매매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필로폰을 3차례 투약하고 필로폰 9.68g, 코카인 3.69g을 소지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유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전세계로부터 필로폰을 '수수'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수수 행위는 필로폰을 관리·매매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는 행위이자 공범과 함께 필로폰을 관리·매매하는 과정의 하나에 불과하다"며 "수수행위는 관리행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거나 사회 통념상 관리행위의 일부로 평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수와 관련한 1심 판단이 오해했다는 이유로, 유씨는 형량이 무겁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검찰은 "2차례 이뤄진 필로폰 수수 범행은 필로폰 관리 범행에 흡수되지 않고 독립해 별개의 범죄를 구성한다"고 주장했고, 2심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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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수수 단계에서는 이후 실제 일어난 각각의 관리·매매·제공의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었다"며 "수수 행위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고 각각의 필로폰 관리 등 범행과는 시간적으로 떨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수 이후 관리 등 범행이 이뤄진 장소도 유씨가 필로폰을 수수한 버스터미널에서 상당히 이동한 다른 장소들로서 포항, 울산, 대구 등 넓은 지역에 걸쳐 있다"며 "서로 중복되지도 않아 수수 범행과 관리 범행은 명확히 서로 구별된다"고 밝혔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의 '취급' 행위를 하나의 구성요건으로 해 처벌규정을 두지 않고 △매매 △매매알선 △수수 △소지 △사용 △관리 △조제 △투약 등 다양한 유형을 나열해 행위별로 각각 독립된 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마약류 관련 범죄가 더욱 지능화·조직화하면서 발생 빈도도 증가하고 대상 지역이 확대됐으며 마약류가 일반 대중들에게 크게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지능적·조직적 범죄행위에 가담한 사람들에 대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유씨가 체포 이후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 △유씨의 협조로 수사기관은 전세계가 국내로 밀수입하려던 다량의 필로폰을 적발할 수 있었던 점 △필로폰 판매 범행은 전세계의 주도하에 진행된 것으로서 유씨는 사후에 가담해 자신이 맡은 제한된 역할만을 담당했던 점 등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했다.

전세계의 범행과 관련, 부산과 대구에서 마약을 관리하고 중간판매책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 진모씨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현재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표현덕 김규동) 심리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전세계로부터 받은 필로폰을 수원 일대에 은닉하고 관리한 혐의로 기소된 임모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전세계'는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박왕열씨(42)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은 2016년 10월 필리핀 팜팡가주 바크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을 말한다. 현재 박씨는 2번이나 필리핀 감옥을 탈옥한 뒤 잠적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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