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코로나19 장기화에 팍팍해진 삶…추석 민심도 어둡다

최악 경제난에 최장 장마, 자연재해 겹쳐 ‘이중고’
"추미애의혹 등 꼴불견…여야 모두 국민 바라보길"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2020-10-01 11:00 송고
추석 명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오후 대전 거리에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다음 명절에 만나자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0.9.2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추석 명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오후 대전 거리에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다음 명절에 만나자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0.9.2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시킨 가운데 추석을 맞았다.

애틋한 향수를 느끼며 즐거운 마음으로 고향길에 올랐던 예전과 달리 올해는 연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오히려 고향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을 정도로 낯선 추석 풍경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소상공인과 취약계층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서민들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대면 또는 비대면으로 부모와 자녀, 형제 또는 친지들과 오고갈 이른바 추석 밥상머리 대화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추석의 최대 이슈는 당연히 코로나19가 꼽힐 것이다. 여기에 무려 50일 가량 이어진 역대급 장마와 연이은 태풍이 코로나19와 겹치면서 국민들의 삶은 지칠 대로 지쳐 있다.
실제 지난 8월 기습적인 폭우와 용담댐 방류로 침수 피해를 입은 충남 금산군 제원면 주민 최모씨(65)는 "지식들에게 이번 추석에는 아예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며 "애지중지 수년간 가꿔왔던 인삼밭이 침수로 한순간에 날아간 모습을 (자식들이) 보면 더 속상해 할 것 같아서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일부 금전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며 “1년 가까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답답한 일상처럼 정부와 행정기관도 참 답답하고 속터지게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지나달 29일 오후 대전 유성구 선별진료소에서 이현아 간호사가 고향인 경북 안동에 살고있는 어머니 김영숙씨(51)와 영상통화로 안부를 전하고 있다. 2020.9.2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지나달 29일 오후 대전 유성구 선별진료소에서 이현아 간호사가 고향인 경북 안동에 살고있는 어머니 김영숙씨(51)와 영상통화로 안부를 전하고 있다. 2020.9.2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 중구 태평동에 거주하는 이모씨(51)는 "부모님이 계신 당진에 저와 남동생만 내려왔다. 그나마도 차례 지내자마자 서둘러 (저희를) 돌려보내셨다"며 "손주들이 보고 싶으셨을텐데 (코로나19 전파 등을 우려해) 애써 그 마음을 감추신 모습이 안쓰러워 마음이 아팠다"라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속출하는 자영업 도태와 실업사태에 4050세대는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추석 명절 귀성은 언감생심이다.

대전 서구 월평동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성모씨(52)는 "개인 소매 매출보다는 보험사 등 단체주문으로 매출을 유지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단체주문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루하루 속이 바짝바짝 타 들어간다"며 "개인적인 사정이든 사회적 문제든 가족끼리 모여 봤자 우울한 대화만 오갈 것 같아 올 귀성은 일찌감치 포기했다”고 하소연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추석 경기나 명절민심은 거의 실종 상태다. 고향에서 자녀들의 귀성을 기다리던 어르신들도 이번 추석은 포기한 지 오래다
.
이처럼 국가적 재난 속에 국민들이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과 달리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권에 대한 원성과 불신의 벽은 더욱 높아져 가고 있다.

△의혹제기와 해명 등 끝없이 지속되는 추미애 아들 공방 △서민 체감과는 거리가 먼 부동산 정책 공방 △독감 백신 접종 차질 △북한 총격 사망 사건 등을 두고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난타전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순 의원(대전 대덕)은 “장기화된 코로나19로 국민들 모두가 힘들어 하는 상황임을 알고 여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라며 “하지만 미래가 있기에 희망을 품고 산다.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하는 추석이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와는 달리 야당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전시당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장 위원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민생은 파탄났다. 여기에 긴 장마, 태풍 등 자연재해로 국민들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고 있다”며 “그것도 모자라 북한의 총격 사망 사건을 에둘러 두둔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국민들이 매우 분노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그러면서 “(우리당은) 이런 정부의 실정에 대해 과감히 목소리를 내는 한편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힘든 국민들을 어떻게 도와드릴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적극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여야 할 것 없이 오직 선거에만 이겨 권력을 차지하겠다는 욕심만 가득하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하며 “정치권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피폐해진 민생 경제 타개책은 물론 남북관계, 부동산 입법의 허와 실 등을 살펴 국민의 뜻을 따르는 정책 입안 마련에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m5030@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