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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피격 공무원 형 "동생 빚 때문에? 국민 절반이상 월북해야"(종합)

외신기자회견 "정부 월북몰이…시신수습 국제공조" 호소
김정은에 "동생 돌려 달라"…"남북 대화 간절히 희망"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2020-09-29 16:10 송고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이모씨(47)의 형 이래진씨(55)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서울에 주재하는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0.9.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이모씨(47)의 형 이래진씨(55)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서울에 주재하는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0.9.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이 '자진월북'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해외언론 앞에서 국제 공조를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이모씨(47)의 형 이래진씨(55)는 29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단과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씨는 동생이 실종되고 나서 정부의 구조 활동이 미흡했다고 꼬집었다. 이씨는 "(동생이) 실종돼 30여시간 해상 표류 동안 정부와 군 당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며 "마지막 죽음의 직진까지 골든타임이 있었지만 우리 군이 목격했다는 6시간 동안 살리려는 어떤 수단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씨는 동생이 살아있을 당시 헬기 동원 등을 요청했는데 오지 않았다며 현재 시신 수습에 투입된 자원이 그때 왔었다면 동생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씨는 "군은 이미 동생을 살릴 생각 없었다"라며 "죽일 생각으로 월북으로 몰아가기 위해서 작전을 세우고 있었다"고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씨는 실종 신고 이후 가족들을 대하는 정부의 대응에도 실망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오늘까지 약 8일째 되는데 단 한번도 정부가 전화를 하거나 연락을 하지 않았다"라며 "지난 토요일 해수부 장관 명의의 위로서 딱 종이 한장뿐이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동생이 자진 월북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서 이씨는 "동생이 오랜 기간 선장을 했고 국가공무원으로 8년동안 조국에 헌신하고 봉사한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애국자 였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해경은 이날 오전 진행한 '어업지도 공무원 실종관련 수사 진행상황 중간 브리핑'에서 동생 이씨가 '자진월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씨가 지고 있었던 '악성채무'가 월북 사유 중 하나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해경의 수사결과 이씨의 전체 채무는 3억3000만원이었으며 이 중 인터넷 도박 빚은 2억6800만원으로 밝혀졌다.

해경 발표에 대해서 이씨는 해경이 수사를 개시한 지 며칠도 안 된 상황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해 신뢰할 수 없다며 "해경청장의 사과와 면담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반발했다. 동생의 도박 빚에 관련해서도 이씨는 "동생이 그런 부분은 이야기 하지 않았다. 전혀 몰랐다"라면서도 "(채무 때문에 동생이 월북했다면) 대한민국의 50~60%의 서민들을 전부 다 월북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해경은 국방부를 방문 조사해 동생 이씨의 월북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형 이씨는 "적대국가인 북한에서 발생된 부분을 도청과 감청, 자기네들이 목도했다고 그게 증거로 인정되겠나"라며 동생이 NLL을 넘기 전 상황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경 발표에 앞서 국방부는 북한 내부의 교신을 감청한 결과 이씨가 자진 월북한 정황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날 해경은 국방부의 감청 자료 중 '필요한 부분'을 확인해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월북이 아니라면 어떤 이유로 동생이 실종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이씨는 동생이 자살이나 실종이 아닌 업무를 수행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씨는 아무리 북한이라고 할지라도 동생이 월북 의사를 밝혔다면 사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동생이 월북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더불어 이씨는 해경에서 동생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나간 점을 자진 월북의 근거로 삼은 것에 대해서도 "선상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법적으로 라이프가드 입어야 해서 이를 근거로 동생이 월북을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씨는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동생의 시신 수습과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한 국제 공제 조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동생의 시신을 찾기 위해서도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씨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간절히 호소한다. 동생을 돌려 달라"라며 북한에 동생의 시신을 수습해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동생의 죽임에 대해 사과한 것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며 "저는 동생의 죽음으로 인해서 안타깝고 화가 나지만 대화의 시간이 만들어지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전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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