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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법한 미래"…SF 미드 '이어즈&이어즈' 추석 집콕 정주행 어때요

이미 다가온 AI 돌봄·인공지능 칩 이식 가져올 미래 그려
현실적인 미래상 그린 SF 가족 드라마…2019 가디언 선정 드라마 4위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2020-10-01 14:00 송고
(왓챠 제공) 2020.09.29 /뉴스1
(왓챠 제공) 2020.09.29 /뉴스1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발표할 때만 하더라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세상이 이렇게 변화할지 예상한 사람은 적었다. 소셜 미디어로 연결된 평범한 사람들이 '아랍의 봄' 같은 운동을 일으키기도 하고,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n번방 같은 성 착취 범죄도 등장했다.

자고 일어나면 쏟아지는 신기술이 과연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궁금하다면 이번 추석 BBC와 HBO가 공동제작한 이어즈 앤 이어즈를 추천한다.
이어즈 앤 이어즈(Years and Years)는 한 가족에게 2019년부터 2034년까지 일어나는 일을 그린 SF 드라마다. 'SF'라는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화려한 기술이나, 우주와 다른 행성에서의 모험이 나오지는 않지만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그리고 있다.

기술이 새로 등장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적응하는 것은 아니다. 2010년대 태어난 어린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세상에서 TV와 함께 유튜브를 보고 자라고있다. 드라마에서는 90살이 넘은 할머니와 할머니의 자식 세대, 손자 세대에 걸쳐 기술에 대해 미묘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는게 묘사된다.

드라마는 기술의 발전과 사람들의 삶 그리고 정치 환경이 맞물려 돌아간다. 미래 기술뿐 아니라 정치 환경 또한 현재에서 출발한다. 드라마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미국과 중국은 극심한 갈등을 겪는 데서 시작한다. 사람들의 정치에 대한 실망감과 정치 양극화를 적극 이용하는 정치인도 등장한다.
미래의 기술을 다루지만 현재 사회를 보여준다는 SF의 가치를 훌륭하게 살려 좋은 평가를 받았고 2019년 영국 가디언지 선정 올해의 드라마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드라마 속에서 15년이 흘러가며 갈등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노력하는 가족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 해야하는 이번 추석에 볼 만하다. 다만 일부 자극적인 장면이 있으므로 가족과 함께 볼 때는 유의해야한다.

한국 내에서는 왓챠를 통해 볼 수 있다. 왓챠는 9월29일부터 10월4일까지 신규가입자에게 3개월 무료 이용 쿠폰을 제공한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드라마 속 기술과 현재 우리가 연결되는 지점을 소개한다.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음을 미리 밝힌다.

(왓챠 제공) 2020.09.29 /뉴스1
(왓챠 제공) 2020.09.29 /뉴스1

◇인공지능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 위로받는 노인들

드라마에서 가장 처음 나오는 중요 기술은 인공지능이다. 소파에 앉아 "시뇨르(작중 음성인식 AI 스피커 이름), 000이 누구지?"라고 물어보고 인공지능 스피커가 답한다. 기술은 발전해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주인공 가족들이 서로 전화 통화하고, 일정을 관리한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가족을 이어주는 끈 역할을 하는 동시에 가족의 동반자 역할을 한다.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농담을 주고받지는 않지만, 사람들은 시뇨르를 통해 연결된다. 특히 주로 집에서 지내는 90살이 넘은 할머니 뮤리엘 디컨에게는 자식과 손자가 찾아오지 않으면 유일하게 연결할 수단이 된다. 시간이 흐르고 기술이 발전해 집 어디서 말하든 음성인식 인공지능이 답해주더라도 뮤리엘 디컨은 거실 한구석에 시뇨르를 두고 말을 건다.

사람들이 인공지능 스피커와 대화하며 감정적 애착을 가지는 일은 이미 현실이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점차 편리함뿐 아니라 '돌봄'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이 시대의 유아들은 인공지능 스피커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거나 이야기를 들려달라 부탁하고, 자신의 말이 통하지 않으면 화를 낸다. 또 홀몸(독거) 노인들도 인공지능 스피커의 돌봄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19년부터 정보통신기술(ICT) 연계 돌봄 서비스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활용하고 있다. '아리아 살려줘'라고 말하면 긴급 신고되는 기능으로 33명의 노인이 위험 상황에서 구조됐다. 단순히 생명을 구할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동안 스피커에 대고 감정을 표현하는 '감정 발화량'이 늘어나는 등 외로움을 달래고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역할도 해냈다. 이같은 신기술 돌봄은 확장되는 추세며 KT는 2021년 상반기 반려 로봇 출시를 예고했다.

손에 전자칩을 이식한 등장인물 (Years and Years BBC One 에고편 갈무리) /뉴스1
손에 전자칩을 이식한 등장인물 (Years and Years BBC One 에고편 갈무리) /뉴스1

◇기계를 통한 인간의 진화 '트랜스휴머니즘'

작중 한 캐릭터는 기술을 몸에 '이식'한다. 손에 전화를 이식해 손으로 전화 모양을 만들면 통화를 할 수 있게되고, 나중에는 컴퓨터를 몸에 이식한다. 이식된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과 뇌가 연결되고 세계 각지의 컴퓨터 센서를 통해 가만히 앉아서 바다의 물결과 아마추어 음악가의 연주를 느낀다.

과학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능력을 개선하려는 기조를 '트랜스 휴머니즘'이라고 부른다. 학자에 따라 트랜스 휴머니즘의 범주를 다르게 정의하지만 노화를 제거하고 인간의 지적·인지적·물리적 능력을 큰 폭으로 증진시켜 노화와 같은 인간의 한계라고 여겨졌던 것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유전자 편집이나, 뇌 전극을 이용한 시각 능력 보조·회복 등 현재 개발된 기술이 트랜스휴머니즘의 기초 기술로 분류된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도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 중 하나다. 뉴럴링크는 올해 8월 머리에 8mm크기 가량의 컴퓨터 칩을 이식하고 2개월 생활한 돼지 '달시'를 공개했다. 이 칩은 돼지가 움직이거나 냄새를 맡는 활동을 할 때 발생하는 뇌파 정보를 외부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뉴럴링크와 일론 머스크는 이러한 기술을 뇌에서 일어나는 질환 치료에 이용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들의 최종 지향점은 뇌와 컴퓨터의 연결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는 스스로를 트랜스휴머니즘을 지향한다고 밝힌 적은 없지만, 인공지능 칩을 통해 인류의 지적능력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미래상을 피력해왔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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