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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이재용 재판 2건씩…삼성 '사법리스크' 현실

10월 22일 '경영권 불법승계' 첫 재판…李, 불참할 듯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개…인사·전략 등 경영 차질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20-10-01 08:00 송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News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News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달 이후부터 '피고인' 신분으로 2가지 재판에 나서게 된다.

지난 9월 검찰의 기소로 재판에 넘겨진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의 첫 재판이 이번달 하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지난 1월 이후 중단됐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은 특검 측의 재판부 기피신청이 기각되며 재개를 앞두고 있어서다.
재계에선 미중 무역분쟁 확대에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로 인해 삼성의 연말 인사와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등의 경영에 어느 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일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중법정 311호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이날은 이 부회장의 첫 재판이지만 정식 재판에 앞서 열리는 절차이기 때문에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재계에서도 이 부회장이 직접 출석하지 않는 대신에 혐의와 증거조사 등을 놓고 변호인들이 검찰과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의 관건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시세조종행위 등을 보고받거나 지시했는지 여부다. 삼성 측은 시세조종은 결코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합병을 앞두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식매수청구 기간에 고의적으로 주가방어에 나섰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삼성 측은 "주가 방어는 모든 회사들이 회사 가치를 위해 당연히 진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삼성 불법승계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조사부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행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과 전·현직 삼성 임원 등 총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1년9개월 만이다. 2020.9.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삼성 불법승계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조사부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행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과 전·현직 삼성 임원 등 총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1년9개월 만이다. 2020.9.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특히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검찰이 구속영장 실질심사와 수사심의위원회 심의 단계에서 논의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았던 배임죄를 공소장에 추가한 것을 두고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부회장이 임해야 하는 재판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월 이후 중단됐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재개를 앞두고 있어서다.

앞서 지난 2월 특검 측은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재판부가 편향적이라며 '기피 신청'을 냈다. 기피 신청으로 인해 본안인 파기환송심은 반년 이상 중단됐다. 그러다가 지난 9월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특검의 기피 신청이 기각되며 파기환송심 재판이 다시 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향후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이 재판의 경우엔 공판기일이라서 피고인인 이 부회장이 출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경영권 승계의혹 사건과 국정농단 관련 재판이 약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최악의 경우엔 이 부회장이 한달에 두번씩, 즉 격주로 서울 서초동 법원을 드나들어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에선 가뜩이나 미국의 화웨이 제재를 비롯해 코로나19 재확산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 부회장이 동시에 서로 다른 2가지 재판에 매달려야 한다는 점에서 삼성의 경영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법정에 출석하기 전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적지않은 시간이 소모될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경영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4분기의 시작인 10월부터는 다가오는 새해 사업전략을 구상하는 한편 사장단을 포함한 연말 임원인사 등 각종 경영현안이 산적해 있어 이 부회장 재판을 앞두고 삼성 안팎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국내 대표기업 총수가 두건의 재판에 나서야 한다는 게 안타깝다"면서도 "최소 3~4년간은 법적 공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삼성의 경영 정상화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을 방문,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0.9.9/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을 방문,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0.9.9/뉴스1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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