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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리뷰]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과장된 B급 감성, 고퀄리티 웃음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020-09-29 19:15 송고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스틸/사진=TCO(주)더콘텐츠온 © 뉴스1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스틸/사진=TCO(주)더콘텐츠온 © 뉴스1
고퀄리티 B급 감성의 영화가 탄생했다. 언브레이커블과 인간의 대결을 긴장감 넘치는 '한 밤'으로 그려낸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이다.

29일 개봉한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않는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릴러 영화다.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로 독보적인 장르와 스타일을 개척한 신정원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장항준 감독의 시나리오에 신정원 감독이 SF와 스릴러 등 장르적 변화를 꾀해 하이브리드한 작품으로 완성했다.

영화는 외계 생명체 언브레이커블의 강렬한 등장과 함께 시작한다. 이어 소희(이정현 분)는 하루 21시간 동안 쉬지 않고 활동하는 남편 만길(김성오 분)을 의심하다가 닥터 장(양동근 분)을 만나 행적을 파헤치며, 만길이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존재를 알게 된다. 소희는 절친한 동창 세라(서영희 분)와 함께 자신을 죽이려는 만길을 먼저 죽이고자 다짐했다. 그 과정에서 양선(이미도 분)이 오해를 품고 소희의 집을 들이닥친 뒤 '어쩌다가' 언브레이커블 처단 대열에 합류해 여고 동창 셋이 언브레이커블과 맞서게 된다.

영화 속 언브레이커블이라는 독특한 설정이 눈길을 끈다. 죽지 않고, DNA가 변형된 변종 생명체이자 키가 크고 잘생긴 외모를 가졌다는 설정의 외계인 언브레이커블은 평범한 인간으로 위장한 채, 지구를 차지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인간을 죽인다. 이렇듯 무시무시한 외계 생명체가 영화에 등장하지만, 스릴러 장르보다는 오히려 코미디에 가깝다. 하지만 대놓고 웃음을 노리려는 영화도 아니다. 캐릭터 사이에서 발하는 요소들이 웃음을 주는 등 신정원 감독 특유의 코드가 영화 전반을 지배한다. 이에 B급 감성의 영화인 만큼 오버스러운 연출이 이어지지만 과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코믹함으로 이어진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스틸/사진=TCO(주)더콘텐츠온 © 뉴스1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스틸/사진=TCO(주)더콘텐츠온 © 뉴스1
다만 영화의 디테일한 시놉시스와 달리 영화 신에서는 다소 심플한 전개가 이어진다. 인물의 과거 배경은 최대한 생략됐고, 언브레이커블과 인간이 맞서 싸우는 대결이 최대한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에 각 인물들은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에서 펼쳐지는 하나의 거대한 사건에 최대한 충실한 역할을 이뤄낸다. 이로 인해 캐릭터마다 다소 설명이 부족한 느낌을 주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과장된 B급 감성이 이러한 아쉬움을 해소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이정현 김성오 양동근 서영희 이미도의 연기 합도 좋다. 연기파 배우들인 만큼 각 배우들의 연기력은 물론, 이들이 주고받는 합이 몰입도를 더한다. 이정현 서영희 이미도가 우연히 한데 뭉쳐 김성오와 살 떨리는 생일 파티를 벌이는 장면은 긴장감을 높여 영화의 몰입도를 단숨에 높인다. 양동근의 명대사로도 꼽히는 "초등학교 어디 나오셨어요?"는 양동근만의 엉뚱한 매력이 더해져 대사만으로도 웃음을 안기는 위력을 발휘한다.

최근 스크린에서 여성 배우들의 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역시 여성 배우 셋이 뭉쳐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외계인과 맞서 싸운다는 점도 의미를 높인다. 쿠키 영상은 영화의 다음 시즌을 기대케 한다. 러닝타임 110분. 29일 개봉.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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