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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쑤어 번 돈에 아파트까지 팔아…12억원 기부한 80대

김은숙씨, 제20회 우정선행상 대상 수상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20-09-28 12:03 송고 | 2020-09-28 12:24 최종수정
우정선행상 대상 김은숙씨(코오롱그룹 제공). © 뉴스1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은 28일 제20회 우정선행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대상으로 선정된 김은숙씨(81)는 팥죽집을 운영하며 40여년 동안 12억원 넘게 기부했다.

역대 대상 수상자 중 최고령인 김씨는 지난 1976년 서울 삼청동에 팥죽집을 차린 뒤 주변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눔을 시작했다. 친어머니에 이어 딸까지 같은 정신질환을 얻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나눔을 실천하며 마음을 추슬렀다.

그는 지난 2009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매달 50만원씩 기부하던 것을 해를 거듭하며 월 300만원까지 늘렸다. 지난해에는 사별한 남편의 유산인 아파트를 팔아 9억원을 기부해 지금까지 기부 금액이 12억원을 넘는다. 

이 중 2억원은 딸이 진료를 받는 서울특별시은평병원에 지정 기탁해 형편이 어려워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성인 정신질환자들을 위해 쓰도록 했다. 이 병원 입원 환자의 40% 이상이 취약계층으로, 김씨의 기부로 지난해 65명의 환자에게 6500만원 상당이 지원됐다.

오운문화재단 측은 "남편의 유산을 자식들에게 상속하지 않고 전액 기부하는 건 어려운 일인데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하는 김씨 앞에서 고개가 숙여졌다"며 "아픈 개인사를 비관하기보다 나눔을 실천해 자신보다 더 아픈 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김씨의 선행은 각박해져 가는 우리 사회에 크나큰 울림과 귀감이 된다"고 밝혔다.

우정선행상 본상 송헌섭씨(코오롱그룹 제공). © 뉴스1

첫 번째 본상에는 '사랑의 샘터 긴급지원은행(ECB)'이 선정됐다. 지난 2004년 가족 해체와 극단적 상황에 내몰린 실질 빈곤층들에게 안전망이 되기 위해 생긴 서울 중랑구 지역 자조단체로, 정기기부 회원들의 모금액과 바자회 등을 통해 마련한 기금으로 지난 8월 말까지 위기 상황에 처한 299가구에 2억8000여만원을 전달했다.

또 다른 본상에는 29년 동안 보육원 아이들의 주치의이자 멘토가 된 송헌섭씨(63)가 선정됐다. 1990년 소아청소년의원을 개원한 뒤 지금까지 전북 익산의 아동양육시설에서 의료봉사는 물론 학습지원봉사를 펼쳤다. 분유와 난방비는 물론 장학금까지 기부하며 보육원 아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마지막 본상에는 사단법인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를 설립해 19년 동안 학교폭력 피해자 치유에 앞장서왔던 조정실씨(62)가 선정됐다. 지난 2000년 중학교 2학년 딸의 학교폭력 피해를 계기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 인권 보호와 치유를 지원하는 법률 개정을 이끌었다. 또 국내 유일의 학교폭력 피해자 전담 치유기관인 '해맑음센터'를 운영하며 같은 아픔을 겪는 이들과 연대했다.

우정선행상 수상 이후에도 선행을 이어간 역대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특별상에는 지난 2010년 제10회 대상을 수상한 '손빛회'가 선정됐다. 부산점자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역봉사를 하는 순수민간단체로, 수상 이후에도 꾸준히 점자도서 변환작업 봉사를 이어오면서 전자도서 교정작업까지 봉사 영역을 넓혔다.

오운문화재단은 지난 2001년부터 매년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하며 우리 사회의 숨겨진 선행∙미담 사례를 널리 알렸다. 20회를 맞이한 올해는 시상 부문을 개편하고 대상 시상자 상금을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증액하는 등 총상금을 1억5000만원으로 늘렸다. 시상식은 다음달 말 개최할 예정이다.

우정선행상 본상 조정실씨(코오롱그룹 제공). © 뉴스1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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