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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소속 공무원 피격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해수부

소속 관공선 무궁화10호 국방부·해경 수사대상에 신중…수색만 참여
유가족 위로나 동료 선원들 심리 치료 등 조치 좀 더 빨랐으면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2020-09-28 07:00 송고
북한 해상에서 총격을 맞고 숨진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27일 오후 전남 목포 국가어업지도선 전용부두에 입항하고 있다. 2020.9.27/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북한 해상에서 총격을 맞고 숨진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27일 오후 전남 목포 국가어업지도선 전용부두에 입항하고 있다. 2020.9.27/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A씨(47)가 실종된 지 어느 덧 일주일가량 지났다.

지금까지 알려진 A씨의 마지막 행적은 21일 오전 1시 35분께 서류업무를 본다며 당직근무 중이던 조타실을 떠났다는 것 외엔 아무것도 없다. 선원들은 해경조사에서 그날 오전 11시 35분께까지 보이질 않아 선내수색 후 해경에 오후 12시 51분께 실종 신고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국방부는 24일 어업 지도 공무원 A씨가 자진월북을 시도한 뒤 북측 상부의 지시로 해상에서 총격을 당하고, 그 자리에서 시신이 불태워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해수부 직원들은 매우 당황스러운 분위기였다. 또 다른 어업지도선에 승선중인 공무원들은 "설마"라며 국방부의 발표를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평상시 서해 NLL 지역의 경계는 북한군과 관련된 사항은 해군이, 해상 치안과 중국어선 불법조업은 해경이, 서해어로한계선과 그 이북에 위치한 서해 5도 어장 관리는 해수부 서해어업관리단이 각각 맡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조사는 해경과 국방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해수부는 수색 작업에만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속 관공선인 무궁화 10호가 국방부와 해경의 수사대상이 되면서 극히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해수부는 전전긍긍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24일 오후 해수부 브리핑에서 엄기두 수산정책실장도 "동료들에게 월북의사를 말한 적은 없고 해수부에서도 월북에 대한 정황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상황을 봐서는 단순 실족 가능성은 적다"고 말하며 국방부 발표에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 입장을 취했다.

해수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할 권한도 추측할 상황도 아니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하지만 해수부 자체적으로 충분히 취할 수 있는 유가족 위로나 A씨와 함께 근무했던 무궁화 10호의 다른 선원들의 심리 치료 등에 대한 조치는 좀 더 빨랐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잔뜩 움츠러들어 있는 해수부의 입장을 보면 한편으로 이해는 가나, 해수부 장관의 위로편지가 25일에야 유가족에게 전달되고, 27일에야 장관이 주재한 상황회의가 이뤄졌다는 점은 지적될 사항이다.

해수부는 여기에 대해 "북한의 통지문이 도착하고 A씨의 사망을 확인하기 전 섣부른 행동은 유족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어 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A씨의 시신이 하루라도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bsc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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