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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들 "김정은 사과는 삼중고 속 정치적 결정"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0-09-26 06:53 송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진행된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 News1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자연재해, 제재 등으로 북한 내부가 악화된 상황에서 한반도 갈등을 고조시키기 않기 위해 한국 측에 이례적인 공식 사과문을 보낸 것으로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25일 한국 서해 해상에서 실종된 한국인 공무원이 북한에서 총격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한국 측에 "커다라 실망감을 안겨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표면적으로나마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데 대해 긍정적 조치라면서도 배후에는 김정은 위원장 자신의 정치적 목적이 다분하다고 평가했다.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 연구원은 "남북관계가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북한이 이런 식의 사과를 해온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이미 안 좋은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켜봐야 이득이 없기 때문에 북한 스스로 난처한 상황을 피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남북 소통창구를 열어두려는 것은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라몬 파체코 파르도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 유럽학연구소 한국석좌 역시 "북한이 남북관계를 완전히 무너뜨리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를 원한다는 방증일 수 있다"면서 "북한이 여전히 대북제재 완화를 원하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는 도발이나 갈등을 자제할 것이란 전망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 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사과문은 "전형적인 북한의 정치전(political warfare)"이라면서 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현재 코로나 19 등 복잡한 내부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 정부의 지원을 얻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김 위원장의 이례적인 사과를 그의 태도가 변했다고 잘못 해석하거나 북한과의 관여를 정당화하는 계기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미 국익연구센터(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 국장도 "김정은 위원장은 언제나 실익을 따진 후 신중히 행동한다"면서 이번 사과문 역시 현재 북한 내부가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내려진 전략적 결정이라고 풀이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대북제재, 코로나 19에 이어 최근 세 차례의 크고 작은 태풍 피해까지 겹친 상황에서 한반도 갈등을 고조시키려는 행동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를 계기로 한국 정부가 방향을 바꿔 북한 인권상황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을 존중하지 않고 무고한 사람을 사살하는 북한의 오랜 만행이 한국인들의 안전까지 해칠 수 있다는 것.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번 한국인 피살 사건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를 의식해 북한이 즉각적인 사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한 번의 사과로 그 동안 북한 정권이 저지른 인권 유린을 눈 감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