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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가 '물 관리'에 신경 쓰는 이유는?

수달 돌아오고 '물발자국' 인증도 받아
104만톤 물 절감…'그린센터'로 폐수 관리

(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2020-09-27 07:00 송고 | 2020-09-28 16:29 최종수정
삼성전자가 공업용수 사용량 절감을 통한 환경보호 노력을 인정받아 반도체 업계 최초로 '물 사용량 저감' 인증을 받았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는 지난 22일 영국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로부터 조직단위 '물 발자국' 인증을 수여받았다고 밝혔다.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물 발자국' 인증 수여식에서 장성대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왼쪽)과 마크 버티지 주한영국대사관 기후경제참사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0.9.22/뉴스1
삼성전자가 공업용수 사용량 절감을 통한 환경보호 노력을 인정받아 반도체 업계 최초로 '물 사용량 저감' 인증을 받았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는 지난 22일 영국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로부터 조직단위 '물 발자국' 인증을 수여받았다고 밝혔다.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물 발자국' 인증 수여식에서 장성대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왼쪽)과 마크 버티지 주한영국대사관 기후경제참사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0.9.22/뉴스1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특별한 '물 관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공장에서 배출되는 물은 물론, 공장으로 들어오는 물 관리 능력까지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2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영국의 환경 분야 인증기관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는 지난 22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조직단위 '물발자국' 인증을 수여했다. 화성캠퍼스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시설과 연구소 등이 있는 곳이다.

카본 트러스트는 영국 정부가 2001년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감축 방안의 일환으로 설립한 친환경 인증기관이다. 이들은 3년간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용수량과 공업용수 관리를 위한 경영체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조직단위 '물 발자국' 인증을 수여한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평균 용수 사용량 5015만톤 대비, 2019년에 4911만톤으로 약 104만톤의 용수를 절감했다. 이는 20만 인구가 한 달간 쓰는 물 사용량과 비슷한 수치다.

반도체 제조공정은 청정도 확보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어떤 무기질이나 미립자, 박테리아, 미생물, 용존가스 등을 제거한 고도로 정제된 물인 '초순수'(UPW, Ultra Pure Water)를 사용한다. 초순수는 이온 성분을 제거했다는 의미로 'DIW'(De-ionized Water)라고도 불린다.

초순수는 실제 반도체 공정에서 수많은 공정 전후에 진행되는 세정 작업에 주로 사용된다. 식각공정 이후 웨이퍼를 깎고 남은 부스러기를 씻어 내거나, 이온주입 공정 이후 남은 이온을 씻어내는 작업 등에 쓰인다. 웨이퍼 연마나 웨이퍼 절단 시에도 초순수를 사용한다.

반도체 공정에서 초순수를 사용하는 이유는 나노미터 단위의 초미세공정을 다루는 반도체는 각 공정 전후에 남아있는 작은 입자 하나에도 오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공정 사이사이 웨이퍼를 정제된 물을 사용해 씻어내는 과정을 거쳐야 청정도를 확보하고 반도체 생산성, 즉 '수율'을 높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용수 사용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용수 사용량 저감을 사업장의 경영지표로 관리해왔다. 철저한 수자원 관리를 환경보호의 시작점으로 인식하고, 반도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수자원을 아껴쓰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3R'(Reduce, Reuse, Recycle) 활동을 10년 이상 지속해왔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그린센터내 공정용수 재이용 시설로 초순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축수중 일정 수질 이상은 회수해 재이용하는 설비. (삼성전자 제공) 2020.9.22/뉴스1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그린센터내 공정용수 재이용 시설로 초순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축수중 일정 수질 이상은 회수해 재이용하는 설비. (삼성전자 제공) 2020.9.22/뉴스1

삼성전자는 용수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정을 최적화하고, 특정성분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킴으로써 혼합물을 분리할 수 있는 '멤브레인' 기술을 도입해 고농도폐수를 정화시켜 유틸리티 설비에 사용하는 등 폐수 재이용률을 높였다.

아울러 사업장의 전문적인 수자원 관리를 위해 수질 분야를 전공한 박사급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임직원을 대상으로 30개 이상의 기술직무교육을 운영하며 용수 절감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들이 모여 조직단위 '물발자국'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엔 5세대(9x단) V낸드 기반의 '512GB eUFS 3.0'이 제품단위 '탄소발자국'과 '물발자국' 인증을 동시에 받기도 했다.

반도체 사업장은 '쓰는 물'뿐만 아니라, '쓰인 물' 또한 관리해야 한다. 각종 화학물질이 포함된 폐수를 그대로 방류할 경우, 환경오염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폐수를 관리하는 곳이 '그린센터'다.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의 '그린센터'에서는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된 물을 내부 기준에 따라 7가지로 분류, 각 단계의 성질에 맞는 공법과 기술을 적용해 정화하고 있다.

폐수는 △물리화학적 처리 △생물학적 처리 △카본 흡착 처리 등 3단계 정화 과정을 거친 뒤 방류수조에 모여 한꺼번에 방류된다. 이 과정은 24시간 그린센터 상황실에서 모니터링 되며, 각 단계에서 이상 수치가 발생할 경우 모든 방류·정화 과정은 문제 해결 전까지 중단된다.

이렇게 정화된 방류수는 인근 오산천으로 방류된다. 오산천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과거 물이 거의 없는 건천(乾川)이었지만, 2007년부터 지역사회의 요청으로 4만톤의 방류수가 기흥사업장을 통해 유입되면서 도심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올 초에는 오산천에서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이 두 마리 발견되기도 했다. 수량이 풍부해지면서 생태계가 복원됐기 때문이다. 오산천의 사례는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죽어가던 하천을 살린 케이스로 꼽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자원 관리는 사업장 환경보호의 시작이자, 제품 생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라며 "기업 활동으로 인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반도체 사업이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친환경 아이디어를 발굴·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내 방류수로 만든 연못.(삼성전자 제공)© 뉴스1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내 방류수로 만든 연못.(삼성전자 제공)© 뉴스1



sesang22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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