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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의사·사살지시·시신훼손'…우리와 달랐던 北주장 세가지

北 "사살자는 불법침입자, 신분 확인 요구에 불응"
北주장 사실로 판단 일러…"향후 조사·파악 필요"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2020-09-25 17:14 송고 | 2020-09-25 17:32 최종수정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던 민간인이 북한의 총을 맞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24일 오후 대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석도 인근 해상에서 중국 어선들이 조업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웠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2020.9.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북한이 남측 공무원 A씨가 북측 해역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을 "불법침입자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불상사"라고 규정하며 당초 우리 군 당국 설명과 다른 입장을 내놓아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이번 사건과 관련 우리측에 보내온 통지문에서 "귀측이 보도한 바와 같이 지난 22일 저녁 평해남도 연안 수역에서 정체 불명의 인원 1명이 우리 측 영해 깊이 불법 침입했다가 우리 군인들에 의해서 사살(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사건 경위를 상세히 설명했다.

북한이 밝힌 경위와 우리 측 설명이 다른 부분은 총 3가지다. △A씨가 월북 의사를 밝혔는지 △북한 해군 지휘계통의 지시가 있었는지 △사격 후 시신을 불태웠는지 등이다.

북한은 이날 통지문에서 A씨를 "강녕반도 앞 우리 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라고 하면서 "(경계 병력이) 80m까지 접근해 신분 확인을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측 군인들의 단속 명령에 계속 함구만 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면서 두발의 공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정체불명 대상이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A씨가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있다고 밝힌 전날 우리 군의 설명과 대치된다.

전날 군 당국은 A씨가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한 명 정도 탈 수 있는 부유물에 탑승한 기진맥진 상태"였다"며 "이후 북측이 실종자의 표류경위를 확인하면서 월북진술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명조끼를 착용한 점 △실종 전 선상에 본인의 신발을 유기한 점 △소형 부유물을 이용한 점 △월북의사를 표현한 정황이 식별된 점 등을 들어 A씨가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북한 측 설명만 보면 A씨가 월북 의사를 표현했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어 보인다. 다만 80m나 되는 거리에서 A씨와 의사소통을 하려 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액면 그래도 믿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

북한은 A씨가 피격 뒤 북한군이 해상에서 기름을 붓고 시신을 불태웠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북한은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m까지 접근하여 확인 수색 하였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다"면서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됨에 따라 우리 국은 불법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해상에서 소각한 것은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전날 A씨가 피격된 후 방독면과 방호복을 갖춘 북한군이 접근해 해상에서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태운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A씨에 대한 총격을 누가 지시했는지에 대한 부분도 우리 측 설명과는 차이가 있었다.

북한은 "우리 군인들은 (단속정) 정장의 결심 끝에 해상 경계 근무 규정이 승인하는 행동준칙에 따라 십여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했다"고 주장했다. 군 관계자는 전날 "북한 해군사령부 지휘계통의 지시가 있었던 정황이 있다"고 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북한 측 주장을 과연 모두 사실로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사실을 왜곡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우리 군의 첩보를 종합한 판단한 결과와 일부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해서 조사와 파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bae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