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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 옛말…문 닫는게 나을지도" 자영업자 긴 한숨

"손님은 없고 빚은 늘어나고…하루하루 고통"
재난지원금 얘기에 잠깐 미소 "코로나 끝나야"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2020-09-26 06:00 송고
추석 연휴를 앞둔 25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9.2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둔 25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9.2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을 강타한 올해 '추석대목'은 자영업자들에게 먼 이야기가 된지 오래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이어지면서 추석연휴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데다가 지난 1월부터 누적된 피해가 회복되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집합제한업종이나 집합금지업종으로 지정돼 영업장 운영에 차질을 빚었던 업주들은 매출 회복은 커녕, 당장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하소연한다.

◇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자영업자의 한숨

서울 강서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최모씨(50)는 26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집합금지업종에서 해제돼 영업은 하고는 있지만 오히려 문을 닫고 있는 게 더 나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컴퓨터 130대가 마련된 최씨의 PC방에는 오후 내내 5~6명의 손님만이 찾아왔다. 고위험시설에서 제외된 PC방은 지난 14일부터 영업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벌써 몇달째 손님은 눈에 띄게 줄었다.

최씨는 500만원이 넘는 임차료에 관리비와 인건비까지 매달 수백만원의 고정비용을 부담하고 있지만 매출은 예전같지 않아 빚만 더 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손해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반기에는 한달 기준 손해금액이 800만~1000만원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1400만~1500만원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추석 명절도 반갑지 않다. 최씨는 "연휴가 되면 PC방에 손님이 많이 몰린다. 예년과 같으면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이었을 텐데 올해는 그러한 기대감은 전혀 없고 앞으로 몇 개월이나 버틸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다른 자영업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씨(33)는 "가게가 대학교 인근에 있어 손님 대부분이 학생인데, 학생들이 나오지 않아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7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씨(33)는 "배달을 하지 않고 홀 운영만 하고 있는데, 이전보단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너무 줄어 힘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 2020.9.1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 2020.9.1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집합금지업종으로 지정돼 가게 문조차 열지 못하는 업주들의 시름은 더 깊다. 방역당국은 노래연습장, 감성주점, 단란주점 등 수도권지역의 고위험시설 11종에 대한 집합금지 조치를 10월1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 중인 신모씨(59)는 "이러다가 폐업하는 건 아닐지, 가게 이야기만 나오면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한 매출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 같지만 지금으로선 다시 정상영업만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골목상권 하반기 순익 42% 감소 전망…"재난지원금 도움되길"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통계에도 드러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22개 주요 골목상권 업종의 '2020년 상반기 경영실적 및 하반기 전망' 따르면 가구점업·숙박업·제과점업·휴게음식점업·외식업 등 22개 업종의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평균 27.2% 떨어지고 매출액에서 임대료·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차감한 순익은 3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2단계에 준하는 코로나19 감염추이가 지속한다면 하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2.0% 감소하고 거리두기 3단계 시행 등 상황이 악화하면 52.6%이상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커지자 정부는 최근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2차 재난지원금을 본격 지급하고 있다.

294만명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최대 2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은 25일부터 지급을 시작했다. 집합제한업종은 150만원, 집합금지업종은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일반업종은 100만원이 지원된다.

그동안 본 손해를 만회하기엔 부족하지만 당장 현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된 이들은 한시름 놓는 모습이다. 이씨는 "지원금을 받고 당장 사정이 나아지진 않겠지만 한 달 치 임차료 정도는 낼 수 있을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씨는 "100만원, 200만원이 누군가에게는 클 수도, 적을 수도 있지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모두가 힘든 이 시기를 다 함께 이겨내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hahaha82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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