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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語사전] "얼굼피해 못 막으면 때식은 어방없다"

가을 밀·보리 농사 돌입한 北…"얼굼피해 경계"
'때식'·'어방'…뜯어보면 이해 쉬운 북한말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2020-09-26 09:00 송고
편집자주 '조선말'이라고 부르는 북한말은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北語(북어)사전]을 통해 차이의 경계를 좁혀보려 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황해남도 강령군의 가을 밀보리 씨뿌리기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황해남도 강령군의 가을 밀보리 씨뿌리기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밀이 기준징표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겨울을 나니 얼굼피해를 받아 다음 해 봄철에 되살아날 수 없었다"

가을철 밀·보리 농사를 시작한 북한이 '얼굼피해' 예방을 위해 시기성 보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적기에 맞춰 밀과 보리를 심어야 겨울철 얼굼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얼굼피해는 식물이 얼어 해를 입는 것을 뜻하는 북한말이다. 동의어로는 동해(凍害)가 있다. 하지만 냉해(冷害)와는 구분이 필요할 듯하다. 냉해는 여름철 이상 저온이나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의 피해를, 동해는 겨울철 식물 속 물이 얼며 입는 피해를 뜻한다.

올해 장마철 수해와 태풍으로 벼·옥수수의 생산량 저조가 예상되는 북한은 가을 밀·보리 농사에 돌입하며 농업 생산량을 최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때식'만큼은 챙기겠다는 일념이다.

때식은 끼니와 같은 뜻을 가진 북한말이다. 글자 그대로 '때에 맞춰 먹는 음식'이라는 뜻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관영 매체에서는 끼니란 표현이 더 자주 쓰이고 있다. 다만 '때식을 잃다'라는 표현으로 '어떤 일에 열중해 식사하는 것조차 잊어버리다'라는 식으로는 종종 활용되곤 한다.

지난 3일 노동신문은 황해제철연합기업소의 한 노동자를 두고 "수리에 필요한 설비와 자재를 마련하기 위해 때식조차 잊고 뛰어다니었다"라며 독려하며 때식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이어 21일에는 '어방'이란 낯선 표현도 등장했다. 신문은 최근 한창인 수해 복구 작업을 두고 "기초가 깊어질수록 막돌과 혼석이 어방없이 모자라게 됐다"라고 전했다.

'조선말대사전'에 따르면 어방은 '짐작으로 헤아리는 것 또는 그런 셈'을 의미한다. 같은 뜻의 단어로는 '어림'이 있다. 우리가 보통 '어림없다'라고 쓰는 말이 북한에서는 '어방없다'라고도 쓰이는 것이다.

다만 북한에서도 어방보다는 어림이라는 말이 더 자주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해도 관영매체에서 쓰이는 단어이므로 "겨울철 얼굼피해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주민들의 맘편한 때식은 어방없다"라는 말은 북한에서 그리 어려운 문장은 아닐 듯하다.

■ 얼굼피해
[명사]
식물이 얼어서 해를 입는 것.
동의어: 동해(凍害)

■ 때식
[명사]
날마다 일정한 때에 먹는 음식.
동의어: 끼니

■ 어방
[명사]
짐작으로 헤아리는 것 또는 그런 셈
동의어: 어림


carro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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