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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 방송국은 좁다…장예원·박선영·이혜성, 속속 '프리' 선언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0-09-26 07:00 송고
왼쪽부터 이혜성, 박선영, 장예원/뉴스1DB © 뉴스1
왼쪽부터 이혜성, 박선영, 장예원/뉴스1DB © 뉴스1
비교적 젊은 나이의 유명 아나운서들이 방송국을 속속 떠나고 있다. 과거엔 한 방송국의 '간판'과도 같은 아나운서의 이탈은 그 자체로 큰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다매체 시대를 맞아 아나운서들의 방송국 이탈 숫자는 더욱 늘어나고 있고, 충격파도 예전만 같지 않다. 여기에 매체 환경 변화와 함께, 향후 유명 아나운서들의 프리랜서 선언은 더욱 많이질 것이라는 예측 또한 나오고 있다.

장예원(30)은 최근 SBS를 떠났다. 지난 2012년 SBS 공채 18기 아나운서로 입사해 SBS의 차세대 주역 아나운서로 주목받은 그다. 'TV동물농장' '풋볼 매거진골' '장예원의 씨네타운' '본격연예한밤' 등에 출연했고,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국제스포츠행사에서도 SBS를 대표하는 아나운서로 참여해왔다. 예능, 교양,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고,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다.
이에 SBS 간판 아나운서로서 지속적으로 활약할 것이라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장예원의 선택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자신이 진행했던 라디오 프로그램 '씨네타운'에서 "결혼 때문이 아니다"라며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서 도전해보려고 오랜 고민 끝에 용기를 냈다"라고 말했다. 퇴사 이후 현재까지 장예원은 예능 매니지먼트사 이적이 아닌, 휴식을 취하면서 유튜브 채널을 통해 팬들과 소통 중이다.

KBS 아나운서 출신 이혜성(28)도 입사 4년 만인 올해 5월 KBS를 나왔다. 이후 휴식을 취한 그는 최근 프리 방송인 이혜성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MBC '복면가왕',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예능계에 도전장을 냈다. 특히 '라디오스타'에서 이혜성은 "미디어 환경도 많이 바뀌고 모바일 쪽으로 콘텐츠도 많이 이동하고, 한 방송국에 매여있는 것보다는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었다"라고 퇴사의 이유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방송 출연 때마다, 공개 열애 중인 전현무와의 열애 에피소드도 솔직하게 고백하는 모습으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월에는 SBS 간판 아나운서였던 박선영(38)이 퇴사했다. 박선영은 2007년 SBS 15기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 활동을 시작해 뉴스, 교양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SBS를 대표하는 방송인으로 시청자와 소통해왔다. 13년간 SBS 아나운서였던 그의 퇴사에 결혼설, 정계 입문설 등이 나왔지만 박선영은 부인했다. 이후 전현무 등 여러 방송인들이 소속된 SM C&C에 이적해 더욱 자유롭게 방송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선영은 프리랜서 선언 이후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시작으로, 자신이 오래 진행한 '씨네타운'의 경쟁 프로그램인 KBS 라디오 '박명수의 라디오쇼' , tvN '프리한19' 등에 출연하며 SBS에 있을 때와는 다른 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대중에 얼굴을 알린 아나운서들이 속속 방송국을 나오고 새로운 활동의 포문을 열며 제2의 방송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앞으로 젊은 아나운서들의 프리랜서 선택은 많아지고, 그 연차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 이유로, '프리랜서' 방송인에 대한 방송국과 시청자들의 시선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점과 다매체 시대라는 점을 들고 있다.  

요즘 방송가는 과거 김성주 전현무 등이 프리랜서 선언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김성주 전현무 박지윤 오상진 장성규 등은 연이어 프리를 선언하고, 성공 사례도 많이 보여줬다. 이처럼 아나운서들의 프리랜서 선언이 이전보다 많아지고 인상적인 활동도 펼치면서, 현재는 시청자들도 간판 아나운서들의 방송국 퇴직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있는 모습이다. 

더불어 지상파 3사만의 경쟁 시대를 훌쩍 지나 케이블 채널, 종합편성채널 나아가 유튜브 등 개인방송시대까지 되면서 방송인들의 활동 반경은 더욱 넓어졌다. 아나운서들이 안정적인 방송국을 퇴직하더라도, 자신만의 경쟁력만 지닌다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은 이미 마련된 셈이다.   

한 아나운서는 뉴스1에 "과거 '아나테이너'들의 프리 선언과 최근의 프리 선언은 다르다고 본다"라며 "요즘 방송국에서는 아나운서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와 기회가 정말 적은 상황이어서, 대체로 보다 더 활발한 방송 활동을 위한 고민을 많이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국은 기존의 프리 방송인, 진행능력을 갖춘 예능인, 비연예인들이 프로그램을 채우고 있고, 과거와 달리 아나운서는 섭외 고려 대상에서 점점 밀린다"면서 "그러다보니 아나운서들의 인지도는 더욱 낮아지고 또 섭외 대상에서 빠지게 되니 방송국에서 방송을 할 기회가 갈수록 적어진다"라며 아나운서들의 프리 선언 배경을 분석했다.  

다른 방송국 관계자는 "아나운서가 한 방송국에 오래 몸 담고 있는 것의 '메리트'가 많이 사라졌다고 본다"면서 젊은 아나운서들의 방송국 이탈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간판'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의 무의미해지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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