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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이 산 땅에서 나온 석고 필리핀 수출…폐기물이냐 아니냐 '논란'

덴마크 선사 "폐기물 숨겨 명예 실추"…손배소 제기
부영 "적법한 과정 거쳐, 체선료 합의에 유리한 고지 선점 의도"

(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 2020-09-24 15:48 송고 | 2020-09-28 08:56 최종수정
부영에서 2003년 사들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의 옛 진해화학의 비료공장 부지 전경.2020.9.24 /뉴스1 © News1 강대한 기자
부영에서 2003년 사들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의 옛 진해화학의 비료공장 부지 전경.2020.9.24 /뉴스1 © News1 강대한 기자

덴마크에 본사를 둔 국제무역 운송 선박회사 인테그리티 벌크(Integrity Bulk)사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의 옛 진해화학의 비료공장 부지에서 나온 폐기물을 해외 밀반출한 혐의로 최근 부영을 고소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인테그리티 벌크사는 이중근 회장과 부영주택, 이용학 부영환경산업 대표 등을 폐기물 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부영에서 유독성 폐기물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대량의 폐인산 석고를 필리핀으로 운송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필리핀에서도 해당 유독 폐기물 석고를 한국으로 다시 가져가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고소장에는 “부영은 해당 화물이 유독성 폐기물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필리핀 현지로 운송하도록 함으로써 인테그리티 벌크사의 대외적 신인도와 명예를 크게 실추시켜 고액의 금전적 손실을 야기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덴마크 선사에서 고용한 한국 변호사는 “추정컨대 관리감독청에는 관련 서류를 조작해서 넘겼을 것”이라며 “우리 클라이언트 말고도 똑같은 케이스도 있다. 그 선박회사에서는 부영과 합의해서 원하는 금액을 받아갔다. 떳떳하면 합의에 응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덴마크 선박사는 부영 측에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반면, 부영 측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해당 선박사와 부영이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아닌 점과 주장하는 유독성 폐기물은 중화석고로 관련 기관으로부터 수출 승인을 받았다는 것이다.

부영 관계자는 “부영에서 금송이엔지에 일괄 하청을 줬고, 금송에서 중화석고를 생산해 수출했다”면서 “일방적인 주장이고, 세관과 환경부, 필리핀 환경부 등 정상적으로 진행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태풍 등으로 필리핀에서 11개월 배가 묶여있던, 선박 체선료 때문에 덴마크 선박회사가 한국 변호사를 선임했고, 언론플레이까지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청을 압박해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부영측이 말하는 선박 체선료는 11개월 동안 25억 정도로, 덴마크 선사에서 주장하는 체선료보다 금액 수준이 크게 적다.

또 “하청업체에서 조사를 받고 난 뒤 무고죄 등으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라며 “필리핀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자기들(덴마크 선사) 때문에 체선된 부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에서는 하청업체가 승소해 하역을 했다고 부언했다.

부영에서 2003년 사들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의 옛 진해화학의 비료공장 부지 전경.2020.9.24/뉴스1 © News1 강대한 기자<br><br>
부영에서 2003년 사들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의 옛 진해화학의 비료공장 부지 전경.2020.9.24/뉴스1 © News1 강대한 기자


한편 24일 찾은 현장은 잇따른 태풍으로 부지 주변에 세워둔 펜스가 일부 쓰러져 나뒹굴고 있었고, 중앙에 덩그러니 자리한 비닐하우스 모양의 큰 시설물 역시 파손돼 있었다.

펜스 안 일대에는 잡초가 무성히 자라 성인 남성의 허리춤까지 오기도 했으며, 곳곳에서 보이는 포클레인(굴삭기)은 움직이지 않았다. 부지 안을 다니는 차량도, 사람도 없었다.

또 한쪽으로 보이는 하얀 언덕에는 녹색 그물을 덮어 놓은 모습이었다.

부영에서 2003년 사들인 이 땅은 51만4700여㎡로, 30여년을 화학 비료를 생산하던 곳이라 심한 오염이 뒤따랐다. 현재도 환경정화 작업이 진행 중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부영은 행정당국으로부터 수차례 행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환경정화 작업은커녕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조차 보이지 않았다. 부영 관계자는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불모지 같던 황폐한 모습과는 달랐지만, 여전히 하얀 석고는 쌓이고 쌓여 언덕을 만들었고, 작업을 하다 중단한 것처럼 한쪽 면이 깎여있기도 했다. 그리고 석고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그물을 덮은 듯 했다.

부영에서 2003년 사들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의 옛 진해화학의 비료공장 부지 전경.2020.9.24/뉴스1 © News1 강대한 기자
부영에서 2003년 사들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의 옛 진해화학의 비료공장 부지 전경.2020.9.24/뉴스1 © News1 강대한 기자

인근으로는 높은 아파트와 공원이 보였고, 일부 주민들이 주변을 산책·운동하고 있었다.

부영은 환경처리 업체인 금송이엔지에 환경정비 사업을 맡겼지만, 지금까지 10여년을 지지부진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이다.


rok18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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