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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심사없이 속도전"…CJ ENM-JTBC '티빙' 합병법인 10월 출범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신청 철회…지분율 낮춰 심사없이 합병 추진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0-09-25 06:30 송고
CJ ENM OTT 티빙(좌)과 JTBC의 OTT 나우 앱 모습© 뉴스1
CJ ENM OTT 티빙(좌)과 JTBC의 OTT 나우 앱 모습© 뉴스1

JTBC가 CJ ENM과 설립 예정인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합작법인(JV) '티빙' 기업결합 심사를 철회했다. 인수합병(M&A) 추진의 필수 관문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결합심사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으로 '넷플릭스 대항마'로 양사가 추진중인 신설 OTT 합작법인 출범은 예정대로 10월중 이뤄질 전망이다. 합작법인은 이후에도 OTT 서비스로 '티빙' 브랜드를 계속 사용할 방침이다.

25일 CJ ENM은 "티빙 합작법인에 대한 외부 투자유치 등 사업전략 변경 논의로 인해 철회하게 됐다"고 밝혔다. 

심사는 철회하지만 양사 합병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회사측은 "(합병을 위한)티빙 물적분할은 예정대로 10월1일에 진행된다"면서 "JTBC와 합병법인 출범도 계획대로 진행하게 되며, 그 시점에 대해서는 긴밀하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신설 합병법인이 이르면 10월중 출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CJ ENM은 두차례에 걸쳐 법인 분할 기일을 연기했다. 재연기된 최종 기일은 앞서 언급한 10월1일이다. 이 회사는 당초 6월1일로 공시했던 분할기일을 8월1일로 두달 늦춘 이후 10월로 재차 연기했다.

CJ ENM은 티빙을 물적분할한 이후 분할한 법인을 JTBC와 합작한 신설 OTT법인으로 설립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두 회사는 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올 상반기 중 합병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CJ ENM 측이 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한 시기가 5월이었고, 공시한 기일 내에 물적분할이 이뤄지지도 않았다.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는 신고일로부터 30일 이내 완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서류보완 등의 작업을 거쳐 최장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미흡한 서류 청구 요청 기한 등은 심사기일에 포함되지 않아 120일 이상 기업결합심사가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 지난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인수에 관한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는 역대 최장기간인 274일만에 승인이 나기도 했다.

CJ ENM과 JTBC의 OTT 합병법인에 관한 심사도 6개월 이상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결국 양측은 결합심사 신청을 철회하고 심사를 받지 않는 기준 이하로 지분율을 낮추는 대신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서 이번 기업결합심사 신청 철회가 지상파 진영과 '통합 OTT'를 설립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지만 이는 억측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CJ ENM은 당초 지상파3사와 SK텔레콤이 손잡고 만든 토종 OTT '웨이브' 설립 과정에서도 '마이웨이'를 고수해왔고 대신 파트너로 또 신예 콘텐츠 강자 JTBC를 낙점한 상황에서 웨이브 진영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CJ ENM 측도 "통합 OTT 출범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물적분할은 10월1일 예정대로 진행되며 합병법인 역시 JTBC와 출범 시점에 대해 긴밀하게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CJ ENM과 JTBC의 OTT 합작법인은 지상파3사와 SK텔레콤이 함께 설립한 토종OTT '웨이브'와는 또 다른 경쟁력을 갖추고 넷플릭스에 대항할 토종 OTT 플랫폼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JTBC는 지난해 '스카이캐슬', 올해 '부부의세계' 등 연이어 드라마 히트작을 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고 CJ ENM 역시 '아스달 연대기', '호텔델루나'에 이어 올해는 '사랑의 불시착'으로 연이은 '대박 히트작'을 내놓고 있다.

양사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시청률도 4~7%를 기록하며 지상파 시청률 3~4%를 웃돈다.

최근 시청형태가 대부분 본방이 아닌 '다시보기'(VOD)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콘텐츠 경쟁력은 지상파를 모두 뛰어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OTT 웨이브에 참여하지 않고 별도 진영을 구축한 것도 '콘텐츠 파워'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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