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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피해자들' 출장마사지 피싱에 어떻게 당했나…9500만원 입금자도

출장마사지 피싱사이트까지 손댄 조폭들…포털도 속았다
경기북부경찰청, '43억 사기' 조폭 32명 검거·10명 구속

(의정부=뉴스1) 이상휼 기자 | 2020-09-22 11:40 송고
피의자들끼리의 SNS 대화 (이미지제공=경기북부지방경찰청) © 뉴스1

"출장마사지는 대체 언제 받을 수 있나요?", "쓰레기처럼 살아오다가 쓰레기들한테 걸렸군요. 저는 갑니다. 당신들이 저를 죽인 겁니다."

존재하지 않는 출장마사지 받아보겠다고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9500만원까지 사이버상에서 뜯긴 피해자들이 피의자들과 나눈 SNS대화록이다. 피의자들에게 돈을 뜯긴 피해자 중에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면서 돈을 돌려받으려고 수를 써봤지만 먹히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하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한 피해자는 유령에 홀린 듯 무려 150회, 9500만원이나 입금했다. 피해자는 그러나 마사지사 얼굴도 보지 못했다.

애초부터 마사지사는 없었기 때문이다. 속인 사람들은 중국 산둥성에서 SNS로 피해자들의 욕망을 자극하고 '미안한데 절차 준수해주세요, 다시 입금 부탁해요, 또 입금하면 마사지사 입장합니다' 등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피의자들끼리의 SNS 대화 (이미지제공=경기북부지방경찰청) © 뉴스1

경기북부지방경찰청(청장 이문수)는 출장마사지 피싱 사기사이트를 운영한 조직폭력배 32명을 검거해 10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출장마사지사들이 없음에도 있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여 지난해 3월부터 지난 8월까지 17개월간 310명의 피해자로부터 43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 중 1명은 출장마사지를 받아보겠다고 150번이나 입금, 총 9500만원을 이들에게 뜯겼다.

피의자들은 중국 산둥성에 본거지를 두고 출장마사지 사이트를 홍보하는 '광고팀', 피해자를 속여 돈을 입금받는 10개의 '실행팀', 대포통장 공급과 피해금을 배분하는 '자금관리팀'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했다.

해외에서는 조폭 출신들이 실행팀을 운영했고 국내에서는 범행에 가담할 조직원을 섭외해 해외로 인력을 송출했다.

이들은 버젓이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광고팀은 유명 포털에 유료 키워드 광고를 등록해 출장마사지 피싱사이트가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도록 했다.

포털이 '광고비'만 받고 무분별하게 이들의 사기사이트를 불특정 다수 국민들에게 노출한 셈이다.  

피의자들끼리의 SNS 대화 (이미지제공=경기북부지방경찰청) © 뉴스1

이들이 운영한 출장마사지 피싱사이트는 35개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포털 등을 통해 사이트를 접속한 뒤 메시지나 전화로 연락하면 우선 '10만원의 예약금을 보내라'고 했다.

피해자가 예약금을 보내면 '마사지사의 안전보장 보증금' 수십여만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달라는대로 다 줬는데도 마사지사를 연결시켜주지 않자 화가 난 피해자들이 따지면 '입금자 이름이 틀렸다', '절차를 준수하라' 등의 핑계로 추가 금액을 요구했다.

경찰은 이들의 차량과 부동산, 계좌 등 12억5668만원에 대한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인용결정을 받아냈다. 이는 경찰 최초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 사례다.

이에 따라 추징 판결이 선고되면 사기 피해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출장마사지를 받고 싶다는 피해자들의 욕망을 이용한 범죄"라며 "출장마사지 뿐만 아니라 일반적 인터넷 물품 거래에서도 입금자명이 틀렸다는 핑계로 추가 입금을 요구하는 사기 수법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면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