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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기처럼 계속 걸린다…국내 재감염 의심 사례에 노심초사

서울 사는 20대여성 1·2차 다른 바이러스 감염 추정…전문가 분석중
미국인 재감염서 증상 더 심해…한국 첫 사례 나오면 방역 비상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이영성 기자 | 2020-09-22 06:30 송고 | 2020-09-22 09:48 최종수정
서울 송파구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 송파구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완치 판정을 받더라도 감기나 인플루엔자(독감)처럼 언제든 재감염될 가능성이 있어 정부 방역망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를 치료해도 확진자 몸속에서 항체가 지속되는 기간이 매우 짧거나 형성되지 않다는 점이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국내에 보고된 재감염 의심 사례는 아직 1건에 불과다. 전문가 검토를 거쳐 이 의심 사례가 실제 재감염으로 확정될 경우 미칠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재감염 의심 20대여성, 퇴원 후 6일만에 증상…정은경 "면역 평생 유지되지 않을 수도"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는 지난 19일 국내 최초로 보고된 코로나19 재감염 의심 사례를 공개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으로,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 재감염된 것으로 파악한 상태다.

재감염 의심자는 지난 3월 확진 이후 완치됐으나, 4월 다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만 재감염 의심 사례일 뿐 최종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현재 방역당국과 연구팀이 임상적 특성을 검토 중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재감염자의 검체와 당시 기록을 통해 보고된 1차·2차 바이러스 유형은 다르다. 이는 앞서 재감염자로 보고된 미국과 벨기에 사례에서도 확인된 내용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 저널에 올라온 내용을 본 결과, 미국 네바다주와 벨기에 재감염자는 1차와 2차 때 다른 바이러스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국내 재감염 의심) 환자가 1차 입원했을 때는 기침이나 가래 증상으로 증상이 심하지 않았다"며 "2차 입원 당시에도 기침·가래 등의 증상이 있었으며, 1차 때보다 조금 더 증상이 적었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형을 재감염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는 RNA 형태로 이중나선인 DNA보다 변이가 자주 일어난다. 이로 인해  다양한 유전형(클레이드)이 발견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형은 전 세계적으로 4월 초까지 S와 V그룹이 유행했다. 이후 G, GR, GH그룹이 유행 중이다. 아프리카와 인도, 러시아는 GR그룹, 북미, 유럽, 중동은 GH그룹이 우세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감염 유형이 S그룹, 지난 2~3월 대구·경북에서 신천지예수회(이하 신천지) 등을 통해 V그룹이 유행했다. 두 유형은 4월 초까지 다수 검출됐으나 5월 이후에는 더 이상 검출되지 않고 있다. 이후 지난 5월 초 발생한 서울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이후부터는 GH 그룹에 속하는 바이러스가 주로 검출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거리에 위치한 동상에 마스크가 씌어져 있다./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거리에 위치한 동상에 마스크가 씌어져 있다./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미국 재감염자, 2차 입원 때 증상 더 나빠…김우주 "완치자도 방역수칙 필수"

감염병 전문가들은 국내 완치자들 중 국내 첫 재감염 의심자와 유사한 사례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유사한 사례가 재감염인지, 아니면 재양성인지 확인하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6월 24일 오후 12시부터 격리해제 기준이 대폭 완화했다. 기존에는 확진 판정을 받은 뒤 7일째 진단검사에서 연속 2회 '음성' 결과가 나와야 격리해제했다. 하지만 사례정의가 바뀌면서 코로나19 확진 후 10일간 증상이 없으면 격리해제하도록 기준이 다소 느슨해졌다.

이에 따라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유사한 사례가 재양성일 가능성도 일부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 첫 재감염 사례로 확정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김우주 교수는 "국내에도 재양성 사례가 많이 발생했고, 그 이유가 죽은 바이러스 조각이 검출됐다는 방역당국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단정할 게 아니라 재감염 사례에 대해 질병관리청 차원에서 감시와 모니터링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재감염 이후 1차 감염 때보다 증상이 더욱 나빠진 사례가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미국 네바다주에 사는 25세 남성은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첫 번째 감염 때는 기침과 인후통, 오심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이후 PCR 검사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약 한 달 뒤인 4월 27일 증상이 사라졌다.

하지만 5월 30일 다시 열과 구통, 기침, 오심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6월 5일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이 재감염자는 두 번째 입원 때 증상이 더 심했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홍콩과 벨기에 재감염자와 다른 임상적 특성이 나타난 것이다.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아도 항체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재감염 시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는 것이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재감염 의심 사례가) 주는 의미는 코로나19가 보통 감기를 일으키는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처럼 바이러스가 일부 변이하고, 그런 경우에는 재감염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면역이 평생 유지되지 않아 반복적으로 감염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우주 교수는 "확진 판정 후 완치하더라도 코로나19에 또다시 감염될 수 있다"며 "당연히 완치자들도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70명 증가한 2만3045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중 국내 지역발생 55명, 해외유입 15명이다. 신규 확진자 70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23명(해외 2명), 부산 8명, 대구 해외 1명, 인천 2명(해외 1명), 광주 해외 2명, 대전 2명, 경기 18명, 충북 2명, 경북 1명, 경남 2명, 검역과정 10명 등이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70명 증가한 2만3045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중 국내 지역발생 55명, 해외유입 15명이다. 신규 확진자 70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23명(해외 2명), 부산 8명, 대구 해외 1명, 인천 2명(해외 1명), 광주 해외 2명, 대전 2명, 경기 18명, 충북 2명, 경북 1명, 경남 2명, 검역과정 10명 등이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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