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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어 구글도 앱마켓 30% 수수료…'제2의 엔씨·넷마블' 막는다"

"구글 생태계, 스타트업 기여했는데…정책 변경에 배신감"
"영세 게임사, 적자 초래하는 구조…제2 엔씨, 넷마블 설자리 없어"

(서울=뉴스1) 정윤경 기자 | 2020-09-21 17:05 송고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캡처)© 뉴스1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캡처)© 뉴스1

"플랫폼만 이익을 보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참여자를 줄여 결국 생태계의 규모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구글의 인앱 결제 의무화 및 수수료 확대 적용 방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수수료 정책이 스타트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생태계의 규모를 축소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21일 스타트업 민관협력체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공동 개최한 '인앱 결제를 강제하려는 구글과 디지털 주권' 토론회에서 "구글은 스타트업과 어떻게 상생해갈지 논의를 했으면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스타트업들은 디지털 플랫폼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인정하는 입장"이라며 "플랫폼이 모바일 생태계를 형성하는데 굉장히 큰 기여를 했으며 그 앱마켓을 활용하는데 있어서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데에도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인앱 결제란 구글 플레이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구글이 결제 금액의 30% 수수료로 떼간다. 구글은 그동안 게임 앱에만 인앱 결제방식을 강제했으나, 웹툰과 음원, 전자책, 오디오북, 각종 구독 서비스와 같은 모든 디지털 콘텐츠 앱에도 수수료 30%를 확대·적용하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대표는 "애플은 지난 10년 이상 진행해온 정책을 그대로 하겠다는데 대해 생긴 반발에 구글은 억울할 수 있다"며 "개발자 입장에선 애플과 다른 선택지로 안드로이드를 선택해 개발해왔고 구글의 생태계에 스타트업들이 기여해온 부분이 있는데 이같은 정책 변경에 따른 실망감과 배신감은 구글이 이해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희 국민대 교수는 구글의 수수료 결제 시스템이 게임사간 빈익빈부익부 구조를 고착화 시킨다고 지적했다. 영세한 게임사의 경우 기존 30% 수수료를 유지할 시 적자를 초래하는 구조인 만큼 제2, 제3의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탄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모바일게임시장은 상위 13개 업체가 매출의 59.5%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40.5%를 600여개의 영세한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이 600여개의 업체의 평균 매출액은 5억2600만원, 종업원 수는 4.8명이다.

이 교수는 "(600여개 업체의 평균 값인) 가상기업의 비용요소를 추정하면 인앱결제 수수료, 종업급원급여, 연구개발비 세 가지만으로도 매출액의 73.8%에 달한다"며 "가상기업의 영세성을 고려하면 인앱결제수수료는 적자를 초래하는 회피불가능한 구조"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모바일게임산업은 영세한 업체들의 창의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고, 이를 통해 성공적으로 다시 창업을 하거나 제2, 제3의 엔씨소프트와 넷마블로 커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구조에선 창업을 해도 적자를 면할 수 없으며 상장에 성공한다 해도 대형사가 되기 전까지는 이익의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구조에서는 영세기업을 지원해도 궁극적으로는 글로벌플랫폼사업자의 영업이익을 증가시키는 역설을 낳게 된다"고 말했다.

모바일게임사 뒤끝게임즈의 권오현 대표는 구글 뿐 아니라 애플의 수수료 정책도 함께 논의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정책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모바일게임을 개발할 경우 기본적으로 30%는 제외하고 이윤을 창출해야하는 만큼 생존이 어렵다"며 "30%의 수수료를 버틸 수 있는 회사는 더 큰 매출을 낼 수 있고 못 버티는 회사는 더 어려워지는 구조로, 시간이 지나면 상위 독식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인앱 결제를 강제하려는 구글과 디지털 주권' 토론회.(캡처)© 뉴스1
'인앱 결제를 강제하려는 구글과 디지털 주권' 토론회.(캡처)© 뉴스1

이날 정윤혁 고려대 교수는 인앱 결제 정책변경에 대한 사업자와 소비자의 인식에 대해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7%가 구글의 앱마켓 인앱 결제 거래 수수료가 높다고 판단했으며 수수료 인상이 사용자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부과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73.7%를 차지했다.

또 이번 수수료 인상 논란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59.4%를 차지했으며 수수료 인상으로 인해 콘텐츠 요금이 인상될 경우 37.8%는 앱을 삭제하고 33.3%는 다른 앱을 탐색하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준모 과기정통부 디지털신산업과장은 "구글 정책 변경이 실제로 구현될 경우 앱 개발사와 이용자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했다"며 "9월1일부터 실태조사에 들어갔으며 구글과 애플, 원스토어 등 플랫폼 사업자뿐 아니라 정책 변경으로 영향 받을 업체들과도 계속 이야기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와 방통위,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와 실태점검 결과를 공유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며 "구글이 언제 이 정책을 시행할지는 모르겠지만 연기된다 하더라도 시장 구조 전반에 대한 대안을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v_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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