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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 갈등→흉기협박 체포→석방→살인…분당 2명 피살사건

이웃 5명 모여 1점당 100원 규모 화투 중 피의자 소란

(성남=뉴스1) 최대호 기자 | 2020-09-21 07:57 송고 | 2020-09-21 08:49 최종수정
뉴스1 그래픽. © News1 DB
뉴스1 그래픽. © News1 DB

경기 분당시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투 갈등 살인사건 피의자는 흉기협박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난 직후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살해 피의자 A씨(69)와 피해자 B(76·여)씨 C씨(73·여) 등은 지난 19일 저녁 B씨 집에서 화투를 쳤다. 용의자와 피해자, 그리고 다른 이웃 2명을 포함해 모두 5명이 당시 화투에 참여했다.

화투는 1점당 100원 안팎의 적은 금액으로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A씨는 19일 오후 8시57분부터 오후 9시까지 세 차례에 걸쳐 경찰에 화투 신고를 했다. 자신을 포함해 5명이 도박을 했으니 당장 체포해 가라는 내용이었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B씨 집에 화투 등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A씨에게 "현장에 화투 증거가 없어 현행범 체포가 어렵다"고 이야기 했고, B씨는 "왜 체포하지 않느냐"며 소란을 피웠다.
경찰이 복귀하기 위해 순찰차를 타려던 순간 A씨는 "내가 칼을 들고 있다. 나를 체포해 가라"는 내용으로 재차 신고 전화를 했다.

경찰은 다시 B씨 집으로 올려갔고, 자신 앞에 흉기를 내려놓고 있던 A씨를 발견했다. 흉기 협박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오후 9시25분쯤 오후 A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해 경찰서로 데려갔다.

경찰은 그러나 A씨 주거가 일정한데다 자신이 소란을 피운 혐의를 인정하는 점 등을 토대로 구속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같은날 오후 11시20분쯤 그를 석방했다.

집으로 돌아간 A씨는 흉기와 소주 1병을 들고 집에서 나왔고, 자정이 조금 안 된 시각 B씨 집으로 향했다. 당시 집에서 들고 나왔던 소주병은 없었고 흉기만 든 상태였다.

A씨는 약 30분 만인 20일 0시19분 B씨 집에서 나와 자신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B씨와 C씨는아침 운동을 함께하던 지인 신고로 20일 오전 7시50분쯤 집안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를 살인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특수협박 혐의로 체포했을 당시 술에 취해 있거나 흥분한 상태는 아니었고, 함께 화투를 친 지인들도 '잘 달랬다'고 했다. 구속 요건을 갖추지 못해 적법한 절차로 석방했다"며 "A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정확한 범행 동기는 조사를 더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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