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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불 화상' 중태 초등생 형제, 단 한번도 보육시설 다닌 적 없어

지역아동센터 지원 권유에도…형제 어머니 '가정보육' 고집
형제 어머니 우울감 호소…자주 집 비워 형제만 남아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2020-09-17 14:26 송고 | 2020-09-17 17:45 최종수정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군(10) 거주지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2020.9.16/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군(10) 거주지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2020.9.16/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도시공사 임대주택 모 빌라 전체 4층짜리 건물 2층 A군(10) 거주지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2020.9.16/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도시공사 임대주택 모 빌라 전체 4층짜리 건물 2층 A군(10) 거주지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2020.9.16/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단둘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발생한 불로 중태에 빠진 초등생 형제가 단 한번도 보육시설에 다닌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형제 어머니의 반대 때문이었다.

17일 인천 미추홀구 주민센터와 드림스타트 소속 담당 아동통합사례관리사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도시공사 임대주택인 4층짜리 빌라 2층 화재로 중태에 빠진 A군(10)과 B군(8) 형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을 전혀 다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형제는 지난 2018년 5월 형인 A군이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고 학교에서 '심리상담' 등 치료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지자체 등의 지원을 받게 됐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동을 돕는 드림스타트 소속 아동통합사례관리사와 구 주민센터는 학교 등으로부터 A군이 보육시설을 다니지 못해 또래와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있다는 소견을 전달받았다.

이에 A군 가정에 연락을 취해 2018년 8월부터 2019년 5월까지 A군 형제에 대한 심리상담 및 놀이치료를 진행했다. 또 형제의 어머니도 가정폭력에 시달려 이혼 끝에 우울감 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해 함께 심리상담 치료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A군과 더불어 B군도 단 한번도 보육시설을 다니지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형제의 어머니에게 지역아동센터에 보낼 수 있도록 권유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구와 센터 측에 '가정폭력으로 이혼 후 홀로 자녀들을 양육하면서 곤궁한 생활 탓에 보육시설을 보내지 못했다'고 전하면서 향후에도 '가정보육'을 고집하면서 '보낼 계획이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

구와 센터 측은 어머니를 수차례 설득했으나, 그때마다 형제의 어머니는 연락이 닿질 않는 등 강력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구와 센터 측은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돼 A군 형제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놀이키트나 스마트폰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쌀 등 식품 등 일부 지원과 관련해서는 어머니가 호의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여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한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여러 차례 지역아동센터 등을 권유하고 여러 지원사항을 알렸으나, 형제의 어머니가 번번이 거절을 해 지원이 원활하지 않았던 상황"이라면서 "드림스타트 사업이 강제성이 없다보니, 사실 지원을 하고 싶어도 부모가 원치 않으면 지원할 방법이 없는 터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육시설에 다니지 않는 A군 형제는 인근 주민들에게 종종 목격했다고 한다. 주로 아동급식카드를 들고 음식물을 사기 위해 주변 편의점을 방문했고, 그곳에서 우유나 김밥 등을 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와 센터 측은 2019년말 아동보호기관으로부터 A군 형제의 어머니와 연락이 되질 않는다는 소식을 처음으로 접했다. 경찰에도 2018년부터 올해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112로 접수됐다. 아동보호기관에도 같은 기간 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 소식을 접한 A군 형제 거주지 인근 주민들은 사고 현장에 몰린 취재진을 향해 "한번은 형제 위층에 살고 있는 주민이 어머니 없이 단둘이 떨며 울고 있던 아이들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도 전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A군 형제의 어머니에게 아동복지법 위반(신체적 학대 및 방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불구속 입건했다. 이후 지난 8월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A군의 어머니를 송치했다.

경찰은 화재 발생 당시에도 이들 형제의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형제의 어머니에 대해 추가 아동학대 혐의가 있는 지 등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사고는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도시공사 임대주택인 4층짜리 빌라 2층 A군 형제의 거주지에서 발생했다.

불은 당시 A군 형제가 집 안에서 라면을 끓이던 중 발생했고 이에 놀란 형제가 119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이들 형제는 신고 당시 정확한 위치를 말하지 못하고 "살려주세요"만을 외친 채 전화를 끊었다.

이에 소방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A군 형제 빌라를 찾았다. 그러나 형제는 중상을 입은 뒤에 발견됐다. A군은 전신에 3도 화상을, B군은 1도 화상에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사고 발생 나흘째인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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