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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One]프랑스에선 1분마다 자전거 1대씩 사라진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자전거 이용 늘었지만 도난 사례도 증가

(그르노블=뉴스1) 정경화 통신원 | 2020-09-16 16:43 송고
프랑스 그르노블 근교 한 까르푸 슈퍼 앞에 보관돼 있는 자전거들 (정경화 통신원 제공)© 뉴스1
프랑스 그르노블 근교 한 까르푸 슈퍼 앞에 보관돼 있는 자전거들 (정경화 통신원 제공)© 뉴스1

프랑스 대도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자, 마스크 의무 장소와 대중교통 이용을 피하고, 대체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자전거 도난 사건도 잇따라 증가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동금지령 해제 이후 파리에서는 자전거도로 이용도가 예년보다 67% 증가했다. 이에 따라 파리 시는 자전거도로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코로나 자전거도로(Corona-piste) 50km를 더 개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파리를 비롯해 프랑스 많은 대도시들에서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자전거이용을 증진시키고자, 자전거도로를 많이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자전거 도둑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다, 자전거 보관 장소가 부족해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 이용을 꺼리고 있다.

일례로 그르노블 의대 교수로 일하는 에스텔은 자신의 사무실 창문 바로 앞에 자전거를 자물쇠로 묶어 놓았지만, 대학교 주차장 내 자전거 도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본인의 자전거가 잘 있는지 자주 확인해야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프랑스 전국에서 자전거 도난 시도 및 도난 사건 신고가 매년 30만~40만 건에 이른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에서는 평균 매 1분마다 자전거 한 대씩 사라진다고 게재했다.
올해 파리 시에서만 매달 500대가 넘는 자전거가 사라지고 있으며, 전년 대비 도난 사건 신고도 62% 증가했다. 신고되지 않은 도난 사건까지 포함하면 이 수치는 빙산의 일각이다.  

프랑스 북서부 대도시 낭트 근교에 살고 있는 친환경주의자 플로렌스와 테오 부부에게 자전거는 단 하나의 교통수단이다. 이 부부가 소유하고 있는 자전거는 4대로 여가생활용으로 고급자전거 2대가 있지만, 장보기, 출퇴근 등 대부분 활동에는 주목을 끌지 않는 다 낡아빠져버린 자전거에 자물쇠 두 개를 장착하고 외출한다.

얼마 전 프랑스 동남부 대도시 그르노블 근교의 한 스포츠용품 매장 데카트론을 방문한 한국 교민 A씨와 B씨는 매장 주차장의 자전거 주차대에 전기자전거와 일반 자전거를 묶어놓고 잠시 들어갔다.  그 사이 A씨의 전기자전거 자물쇠는 손상되어 있었고, B씨의 일반 자전거는 사라지고 없었다.

B씨는 매장에 항의를 했지만, 매장 직원은 주차장에 설치된 카메라는 단 한 대뿐이라 범인 확인이 불가능해 별다른 조치를 취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시내에서 사람들이 전기 자전거를 만져보거나 훑어보는 경우가 잦아 자전거 도난에 대한 불안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시내에 가지 않은지 오래다.

이동금지령 해제 직후 스포츠용품 매장 데카트론 직원은 자전거를 구입하러 온 한 고객에게 그동안 폐점으로 쌓여 있었던 자전거들이 단 시간에 다 팔렸으며, 8월 말 이후 자전거가 재입고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자전거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급증해, 자전거 품귀현상이 우려되기도 했었다.

도난된 자전거는 주로 암시장이나 자전거 중고거래를 통해 판매된다. 프랑스의 한 중고거래 사이트 르봉쿠앵(Leboncoin)에는 약 20만 개의 중고 자전거 판매 게시글이 등록돼 있다.

새 자전거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중고 자전거 거래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있지만, 이중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의 정확한 출처를 알지 못한 채 중고자전거를 구입한다고 한 설문조사를 통해 답했다. 하지만 프랑스에선 도난된 자전거를 구입할 경우 징역 5년과 37만5000유로(약 5억2600만원)의 벌금에 처한다.

프랑스는 자전거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내년 1월부터 자전거 고유번호를 표기하는자전거 식별 시스템(Bicycode)이 의무화를 실시한다. 자전거 추적이 가능한 이 시스템은 이미 다른 유럽국가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자전거 이용자 협회(FUB)에 따르면 이 국가들에서 자전거 이 시스템 도입으로 도난 사건을 30% 줄일 수 있었으며, 도난된 자전거를 소유주에게 더 많이 돌려줄 수 있게 됐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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