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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서 쫓겨날 판인데 지원금이 무슨 소용…내용증명 받은 노래방 수두룩"

월세 밀려 '경고장' 받은 노래방 업주들 하소연
PC방도 "음식 안 팔면 남는 게 없어요"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020-09-16 07:15 송고 | 2020-09-17 10:38 최종수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 위치한 코인 노래방 문이 닫혀 있다. 2020.8.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영업을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건물주가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해요."

지난 15일 여전히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노래연습장의 업주들은 언젠가 영업을 정상적으로 재개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조차 없다고 하소연했다. 

월세가 밀려 당장 건물주가 가게를 비워달라고 하면 비워야 하는 처지에 내몰린 업주들이 많은 탓이다. 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3번에 걸쳐 월세를 연체할 경우 임대인은 남은 계약 기간과 상관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김시동 노래연습장업협회 홍보위원장은 "(임대인들이) 명도소송을 하기 전 내용증명을 보내 월세를 올리거나 나가거나 택일하라고 한다"며 "(임대차보호법상) 권리를 박탈당하면 3개월 후에 영업을 재개한다고 해도 건물주가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영업정지 기간이 길어지면서 임대료를 마련하기 어려운 업주들이 많다는 점이다. 배우자와 함께 코인노래연습장을 운영 중인 김시동 위원장은 올해 들어서만 3개월가량 문을 닫아 걸어야만 했다. 비슷한 처지의 주변 점주들 역시 밀리는 월세 걱정에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가장 시급한 문제는 법적인 보호를 받고 싶다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집합금지명령을 내렸으니 코로나 발생부터 종식까지 명도소송에 대한 부담을 막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예 손님을 받을 수가 없으니 매출은 '0원'이지만, 숨만 쉬어도 다달이 몇백만원이 빠져나갔다. 김 위원장은 "한 달에 그냥 나가는 돈이 600만원 정도 된다"며 "임대료에 월세, 전기요금, 각종 공과금, 음원 저작권료까지 모두 고정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상공인에게 지급하는 200만원의 지원자금은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영업을 안 하고 싶어서 안 한 게 아니라 정부에서 하지 말라고 해서 못 했으니 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도 "전액 손실보상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된 14일 서울 시내의 한 PC방에서 시민들이 간격을 벌려 게임을 하고 있다. 2020.9.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완화 이후 제한적으로 영업을 재개한 PC방 업계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다. 방역당국은 미성년자 출입 금지, 음식 섭취와 판매 금지, 좌석 띄우기 등의 전제 조건을 달아 PC방을 고위험시설에서 제외하고 영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문제는 PC방의 매출에서 음식 판매와 청소년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PC방의 시간당 이용 요금은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20여년간 500원~1000원선이다. 그중 250원 정도를 게임 이용료로 지급해야 한다.

고객이 지불하는 시간당 PC방 이용 요금을 1000원으로 가정한다면, 임대료와 인건비, 인터넷 요금, 각종 광열료, 세금, 각종 금융비용, 기타 운영비용 등을 제외하면 점주 손에 직접 떨어지는 돈은 게임 이용료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식음료 판매는 이용료만으로 충당할 수 없는 공백을 메워 주는 역할을 했다. 통상 PC방에서 조리돼 나가는 봉지라면은 3000원대, 음료와 컵밥 등을 더한 세트 메뉴는 5000원대다. 각종 볶음밥·덮밥류는 4000~5000원대, 아메리카노와 탄산음료 등의 각종 음료는 1000~2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하양수 인터넷PC문화협회 국장은 "음식을 판매한다고 해서 매출이 크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까지 해야 간신히 PC방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지침을 따른다면) 문만 열어 놓은 상태에 매출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문을 열어 놓았더라도 임대료와 전기·수도요금, 각종 금융비용, 공과금까지 매월 1000여만원에 이르는 고정비용만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은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이들에게도 200만원 지원 조치는 아쉽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하 국장은 "손님이 계속해서 줄다 보니 운영 여건은 좋지 않았다"며 "그 와중에 매출이 50~60%씩 떨어지다가 영업이 중단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홀 입구에 제37회 베페 베이비페어 취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0.2.2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전시·행사업계는 거리두기 단계의 조정과 관계없이 줄곧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대면 행사가 온라인·비대면 위주로 전환되면서 전시장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가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사랑제일교회발(發)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기름을 부었다. 8월 말에서 9월 초로 예정돼 있던 각종 오프라인 전시회와 박람회는 8월 중순의 재확산 사태 이후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38회 베페 베이비페어'는 무기한 연기됐다. 같은 곳에서 지난 7~9일 열릴 예정이던 '2020 트렌드페어'는 아예 취소됐다. 지난달 20~23일 열릴 예정이던 '2020 인천리빙디자인페어'는 오는 17~20일로 날짜를 옮겼다가 다음달 15~18일로 한 번 더 잠정 연기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업계는 코로나 피해 지원 정책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왔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전시·행사산업협동조합은 "정부가 감염병 천재지변 앞에서 철저히 배제했다"며 "1, 2차 추경에서는 (관련 지원 예산이) 배제됐고, 3차 추경에서 다른 사업에 비해 미약한 수준의 예산이 반영됐다"고 비판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