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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매각 끝내 무산…채권단 관리체제 편입후 재매각(종합)

기안기금 2.4조 투입· 영구채 주식 전환 등 플랜B 가동
재매각 장기화 가능성…자회사 LCC 분리매각 전망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송상현 기자 | 2020-09-11 18:03 송고
사진은 11일 인천국제공항의 아시아나 항공기 모습. 2020.9.1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사진은 11일 인천국제공항의 아시아나 항공기 모습. 2020.9.1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매각 무산에 따라 곧바로 플랜B를 가동했다.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즉시 투입한다. 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아시아나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해 최대주주로 올라서 아시아나를 채권단 관리 체제로 편입한다. 최대주주가 금호산업에서 채권단으로 바뀌는 것이다. 채권단은 아시아나의 체질개선을 통해 정상화한 후 시장 여건이 나아지면 재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분리매각도 추진될 전망이다. 

아시아나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11일 HDC현대산업개발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후 9개월여만에 계약이 파기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은 게 돌발 변수로 작용했다. 

채권단은 매각 무산이 공식화되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2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아시아나항공에 급히 지원하기로 했다. 채권단의 발 빠른 조치는 매각 무산으로 자칫 아시아나항공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딜브레이크(매각 무산)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됐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채권자로부터 일시상환이라는 크로스디폴트 실현될 수 있다. 이에 대처하고자 기안기금 유동성과 자본확충으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유동성 지원뿐 아니라 산은 등 채권단이 최대주주가 되는 체제로의 전환도 진행된다. 대우조선해양 등의 전철을 밟는 것인데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비(非)금융 계열사로 편입돼 경영 정상화 절차를 밟은 후 재매각된다.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에 영구채 50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6000억원을 지원했다. 올해에도 영구채 3000억원을 지원했다.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지분율은 37%에 달한다. 금호산업(30.7%)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 체제로 편입되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경영진 교체부터 인력 감축, 사업 재편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는 분리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산은은 '국정감사 결과 시정 및 처리 요구사항에 대한 보고서'에서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경우 통매각 원칙에서 물러나 저비용항공사(LCC) 등을 분리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다가 기안기금의 지원 조건에는 계열사 지원 금지도 포함돼 있다. 지원금이 우회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조치다. 따라서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의 분리매각이 유력하다. 아시아나항공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역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코로나 정국을 감안할 때 대규모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가 이뤄지면 재매각을 조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안정화되고 시장 여건이 허락하면 재매각을 빨리 추진해서 제대로 된 인수주체가 관리를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여타 대기업을 비롯해 사모펀드에도 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 채권단은 "정부의 투자 적격성 여부가 선행돼야 한다"며 "다른 대기업도 다 열어놓고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에 재매각이 쉽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당장 종식이 돼도 재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매수자가 나오려면 적어도 아시아나항공이 여객 부문에서 최근 5년 평균 매출 정도는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종식은 물론 전 세계 항공산업이 언제쯤 정상화가 되는지도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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