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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용의 써봤구용]<10>박지성을 닮은 스피커…B&O '베오사운드 밸런스' 리뷰(영상)

밸런스 좋은 올라운드 플레이어…상황따라 EQ 조절하면 전혀 다른 음색
스스로 놓인 공간을 인식해 최적의 사운드를 내줌

(서울=뉴스1) 권구용 기자 | 2020-09-14 06:00 송고 | 2020-09-14 15:17 최종수정
편집자주 가전제품을 살 때, 주변에서 사용해 본 사람의 이야기나 영상을 주로 참고한다는 말에 직접 사용해보고 체험해본 생생한 리뷰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운 용어나 수치를 곁들이기보단 실제 접한 주관적인 느낌을 지인에게 묘사해주는 듯한 리뷰를 쓰고자 합니다.
사실 이름이 한 몫 톡톡히 했습니다. 사용기나 체험기가 궁금한 제품이 있으시면 언제든 하단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박지성, 제임스 밀너, 필립 람. 이들의 공통점은 필드 위 어느 위치에 있더라도 팀이 밸런스를 잃지 않도록 제 몫을 해주는 올라운더라는 점이다. 올라운더가 되기 위해선 기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축구지능이 높아야 한다.

뱅앤올룹슨(B&O)의 '베오사운드 밸런스'는 축구선수는 아니지만 올라운더다. 저역대와 고역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이 잡혀있으면서, 하나의 스피커 만으로도 EQ 조절을 통해 다양한 느낌의 사운드를 낼 수 있다. 또 설치된 위치가 어딘지 스스로 공간을 인식해 보정하는 지능까지 갖추고 있다.

다음은 뱅앤올룹슨이 내놓은 올라운더 '베오사운드 밸런스'에 대한 개인적인 리뷰다.

© 뉴스1

◇원목과 면직물이 만든 귀티나는 첫 인상

뱅앤올룹슨 제품의 포장은 일관되게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럽게 포장돼 뱅앤올룹슨이란 브랜드의 지향점을 나타낸다. 

밸런스의 포장은 본체, 전원케이블, 사용설명서 딱 세 가지로 구성된다. 설치하는 방법도 간편하다. 전원코드를 꽂고 스마트폰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첫 설치부터 상세 설정을 하도록 도와준다.

종이로 된 설명서의 내용이 충실하지 못하다는 점은 B&O 제품을 리뷰할 때마다 생각나는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긴 하다. 앱보단 종이가 익숙하고 편한 소비자들도 분명 있을테니까. 

베오사운드 밸런스의 크기는 가로 20㎝, 세로 38㎝, 무게 7.2㎏의 원통형의 제품으로 원하는 위치에 무심한 듯 툭 세워 놓기 좋은 형태다. 아래 부분은 원목으로 이뤄져있고 윗부분은 부드러우면서 적당히 오돌토돌한 면직물 재질로 이뤄져 있다. 원목과 면직의 질감은 스피커의 외관이 따뜻해보이도록 한다. 

B&O의 또다른 특징인 높은 가격은 여전하다. 출시 가격은 200만원대 중후반으로 한 달 월급은 쓸 각오를 해야 한다. 

베오사운드 밸런스의 상단면과 후면. 후면은 차례대로 마이크, USB C타입, AUX, 전원, 랜선 이다. © 뉴스1

이 제품은 블루투스 5.0이나 AUX단자를 이용해 외부기기와 연결을 할 수 있고, 자체적으로는 랜선이나 무선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에 연결된다.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제품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야 사용이 가능하고, 느낌 때문인지 몰라도 안드로이드폰보다는 아이폰에서 앱이 더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듯 했다.

또 멀티페어링을 지원하기 때문에 여러대의 스마트폰을 하나의 스피커에 연동시켜 놓고 조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A란 스마트폰을 이용해 노래를 재생한 다음 B라는 휴대폰에서 B&O 앱으로 들어가면 EQ나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넓은 공간을 가득 채우는 사운드(히트맵)…다재다능한 EQ

올라운더라고 하면 다재다능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도 저도 아닌 캐릭터를 의미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있지만, 그냥 친구들끼리 공 찰 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깍두기도 있다. 그 차이는 결국 기본 실력이다. 

'베오사운드 밸런스'를 처음 설치하고 나서 음악을 켜보면 절대 깍두기가 아니란 점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일반 북셸프 스피커 한 개 정도의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몸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상당하다. 소리의 부피감이 커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울린다. 작은 스피커로 듣는 것과 큰 스피커로 듣는 것이 음색의 차이는 덜 할 수 있겠지만 넓은 공간을 채우는 느낌은 확연하게 다르다. 올라운더의 특징이 무엇인가. 바로 넓은 히트맵 아닌가.  

제품의 최대 출력은 880W로 5.25인치 우퍼 2개, 3인치 풀레인지 2개, 2인치 풀레인지 2개, 3/4인치 트위터 1개 등 총 7개의 스피커 드라이버를 탑재한다. 우퍼 드라이버를 위아래로 마주 보게 설계해 더욱 풍성한 베이스 사운드를 완성했다는 게 B&O의 설명이다. 

베이스가 풍성해진 만큼 저음역대가 돋보이는 음악을 재생하면 클럽이나 페스티벌에 와 있는 것 이상으로 공간 자체를 울려준다. 그래서 볼륨을 키우거나 저역대를 부스트 시키면 윗집이나 아랫집에서 찾아올거 같다는 걱정도 든다. 아파트와 같은 형태의 거주 공간에서는 밸런스의 출력을 다 사용할 일은 없을 듯 하다. 

베오사운드 밸런스의 프리셋 EQ. 각각 모드에 따라 공간감과 음역대 표현, 방향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 뉴스1

베오사운드 밸런스는 앱 상에서 EQ를 직관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했다. 고역과 저역 그리고 공간감을 원형으로 표시해 가운데 원을 원하는 음역대에 놓거나, 원의 크기를 조절해 공간감을 표현할 수 있다. 원의 크기를 갑자기 키웠다가 줄이면 공간감이 출렁이면서 소리가 함께 울렁거린단 느낌을 주기도 한다. 또 원통형 디자인을 살려서 오른쪽이나 왼쪽 앞쪽, 전방향 등 소리의 방향도 사용자에 따라 정할 수 있다. 

이러한 세세한 EQ 설정이 힘든 사용자를 위해서는 △Optimal △Party △Lounge △Speech 등의 프리세팅된 EQ가 있다. 

최적(optimal)은 모든 음역대를 고르게 표현해주고 일반적인 모드에서 보다 훨씬 세밀한 음색을 나타낸다. 파티모드에 비해서는 소리가 더 풍부해진다는 느낌이 있다. 

파티는 최적이랑 비슷하지만 고음과 저음을 강조한다. 여러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시끌벅적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파티를 떠올려보자. 세밀한 표현보다는 음악의 포인트가 되는 소리가 잘 들리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파티모드를 사용하면 최적에 비해서 소리가 선명해지는 듯한 효과가 있다.

라운지 모드로 설정하면 라이브 바 혹은 울림통을 통해서 듣는 듣한 음색을 연출한다. 고음역이 제약돼서 약간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도 같다. 클래식을 라운지 모드로 재생하면 소리가 풍부해져서 교회 성가를 듣는 느낌도 난다. 개인적으론 볼륨을 크게 하고 들을 수 있는 곳, 넓은 공간에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스피치 모드를 사용하면 보컬이 확연히 강조된다. 바로 옆에서 노래를 불러주는 느낌이랄까. 길거리에서 버스킹 공연을 보는 느낌도 난다. 드럼 심벌 소리도 너무 명확히 잘 들린다. 

블루투스5.0을 이용하거나 AUX 단자를 통해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오랜만에 꺼내본 아이팟 5.5세대 U2 스페셜 에디션)© 뉴스1

음악 재생은 기본적으로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서 가능하고 제품 하단의 AUX단자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단 AUX를 사용하면 블루투스를 사용했을 때보다 더 볼륨을 키워야 한다. 이때 볼륨을 일정 이상 키우면 화이트 노이즈가 발생한다. 

◇올라운더의 또 다른 특징…'지능'

축구에서 올라운더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축구 지능'이다. 본인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빨리 파악하는 것을 지능이라고 한다면, 베오사운드 밸런스는 지능이 뛰어난 제품이다. 

우선 주인을 알아본다. 근접센서를 내장하고 있어 사용자가 가까이 다가가면 대기상태에서 인터페이스에 불이 들어오며 조작이 가능해진다.  

또 설치 초반에 스피커가 놓인 공간의 환경을 분석해 최상의 사운드를 찾아주는 '액티브 룸 컴펜세이션'(Active Room Compensation) 기능을 사용하면 제품의 설치 위치가 뻥 뚫린 공간인지, 벽을 맞대고 있는 공간인지 등을 분석한다.  

제품이 벽 앞에 위치할 경우, 전면에는 선명한 사운드를 출력하고 후면에는 풍부한 사운드를 지원해 유연하게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갖췄다.

또 인공지능 구글 보이스 어시스턴트를 탑재해 "오케이 구글!"을 외치고 "날씨 알려줘" "오늘 뉴스 읽어줘" "블루투스 켜줘" 등의 명령을 내리면 그에 맞춰서 수행을 한다. 말로 직접 명령을 하기가 부끄러운 사람을 위해서 제품 상단 아래에 총 4개의 단축키에 구글 어시스턴트 사전 설정을 할 수도 있다. 사전 설정된 버튼을 누르면 해당 명령을 수행한다.

베오사운드 밸런스의 공간인식, '액티브 룸 컴펜세이션' © 뉴스1

◇다 필요 없고 얘 하나 있으면 돼…스피커지만 '언성히어로'

베오사운드 밸런스의 첫 인상이 엄청나게 놀라웠던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저역이나 고역 한쪽을 강조해서 특색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제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제품을 처음 받자마자 파워는 센데 뭔가 소리가 구겨져 한데 뭉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쓰면 쓸수록 이 제품 하나만 있으면 다른 제품이 필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간을 채워주는 충분한 출력과 '밸런스 잡힌' 음색은 화려하진 않지만 활용도가 높았다. 질리지 않는 디자인도 한몫했으리라. 

구겨져 있는 듯한 소리들은 스피커를 틀어 놓고 소리들이 각자의 자리를 향해 찾아가 몇분 만에 금세 나아졌고 며칠 뒤엔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 개봉하고 얼마 사용하지 못한 상태여서 기기가 다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든 자린 몰라도 난 자린 안다고 했던가. 많은 제품을 리뷰해봤지만 이 제품은 가장 뭔가 반납하기가 아쉬웠던 제품이다. '가격이 뒤에 0만 하나 덜 붙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리뷰를 마친다.

첨부한 영상은 스피커에서 재생되는 음원을 스마트폰을 찍은 것을 다시 압축해서 음 손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inubic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