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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홍콩 부동산 5천억에 비밀리 매각…탈홍콩 신호탄?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0-09-10 16:47 송고 | 2020-09-10 16:49 최종수정
홍콩섬 남부 딥워터베이에서 내려다 본 슈손 힐 전경.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 뉴스1
홍콩섬 남부 딥워터베이에서 내려다 본 슈손 힐 전경.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 뉴스1

미국 정부가 홍콩에 갖고 있는 부동산을 비밀리에 판매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영사관 대변인은 "홍콩섬 남부 슈손 힐에 있는 주홍콩 미 총영사관 건물 6채 매각 작업이 오는 12월31일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매수자와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이 재산을 팔자는 제안을 받아들였다"면서 "수익의 일부는 홍콩 여러 부동산에 재투자될 것"이라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건축면적 9만평방피트(2528평)의 이 부동산 가격은 32억~35억홍콩달러(약 4897억~5356억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가 홍콩에 보유한 부동산 중 가장 고가다.

홍콩이 영국 지배를 받던 1948년 6월 미국 정부가 총영사 직원 숙소로 쓰기 위해 매입했던 건물로, 홍콩 재무장관 관저가 내려다보이는 희귀한 저택이라고 SCMP는 전했다.  
지난 7월 말 마감된 입찰전에 홍콩 최대 갑부 리카싱(李嘉誠)과 홍콩 2위 개발업체인 CK자산홀딩스가 참여했지만 최종 낙찰자는 다른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홍콩 내 거의 모든 대형 개발업체들에 낙찰 여부를 물었으나, 미중 관계를 둘러싼 민감성을 이유로 언급을 피했다고 전했다. 

빈콘컨설팅·감정평가사의 빈센트 청 매니징디렉터는 "미·중 긴장은 투자자들이 가장 상대하고 싶지 않는 문제"라며 "이 부동산은 민감한 시기에 영사관에 의해 비밀리에 매물로 나왔기 때문에 단순한 부동산 매각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 매물은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힌 지 4일 만인 5월30일에 나왔다. 

이와 관련, 미 영사관 측은 "이미 수개월 전에 계획돼 있었다. 자산 매각 결정은 순전히 사업상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통해 중국 본토와 달리 홍콩을 특별 대우하지 않겠다는 뜻을 못박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홍콩에 부여해 온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의 보안법 시행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이 정부 소유의 다른 자산도 팔아치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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