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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기상청 믿었다가 출근길 물벼락 맞은 부산 시민들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2020-09-09 19:04 송고 | 2020-09-09 23:17 최종수정
© 뉴스1
부산 시민들이 9일 아침 물벼락을 맞았다.

이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의 손에는 대부분 우산이 들려있지 않았다. 기상청이 이날 부산의 날씨를 '맑음'으로 예보했기 때문이다.

가벼운 발걸음도 잠시, 오전 8시30분~9시 사이 시민들의 머리 위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10mm 내외의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졌다.

속수무책으로 비에 젖은 시민들의 원망은 '맑음'으로 예보한 기상청으로 향했다.

한 30대 직장인은 "아침 뉴스에 부산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해서 우산을 두고 나왔는데 지하철역에서 나오고 얼마 뒤에 비가 쏟아졌다"며 "아침부터 옷이 다 젖어서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출근길에 비에 홀딱 젖었다', '날씨 예보가 아니라 생중계 하는 거냐', '다른 지역만 비 온다면서 이게 뭐냐', '할 말이 없네요' 등 분노의 글이 빗발쳤다.

부산 남구에서는 무방비로 주차해놓은 자동차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는 피해소식이 들려왔다.

한 차례 폭우가 쏟아진 뒤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까지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10∼30㎜의 강한 비가 내리겠다고 기상예보를 재차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폭우의 이유로는 "우리나라 상공에 매우 차가운 공기가 위치하면서 대기불안정으로 인해 비구름대가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상청 예보에 부산 시민들은 또한번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부산에는 별다른 비가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오후 날씨는 맑은 하늘 아래 '쨍쨍'한 날씨를 보였다.

오전과 달리 오후에는 시민들의 손에 우산이 들려 있었지만 하루종일 우산을 사용할 일이 없어 '짐'이 되버린 것이다.

하루에만 무려 3번이나 기상정보가 바뀐데 대한 기상청의 답변은 이렇다.

"오전에 비가 내리면서 지면 온도가 내려갔고 차가운 상층부와의 온도차가 줄면서 대기불안정 요소가 줄었다", "오전에 비를 뿌린 비구름대에 이어 전라도 부근에서 뒤따라 오던 비구름대가 부산을 향해 다가오면서 약화 소멸됐다" 등이다.

이상기후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고 100% 예측이 불가능한 날씨 특성상 기상청의 억울한 입장을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일부 장관을 교체하라는 목소리가 빗발치는 요즘 기상청장을 교체하라는 요청이 대두되지 않는 점을 보면 국민들의 생각도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미국과 일본 기상청 예보와 달리 태풍 '마이삭'의 이동경로를 더 정확하게 예측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기상청의 본분을 고려하면 출근길 물벼락 등 부산시민들의 이날 하루에 대한 자성이 필요한 건 분명해 보인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된 자연재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되는 기상청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태풍 등 자연재해가 예상될 때마다 체코 기상 정보앱 '윈디', 미국태풍경로센터(JTWC), 일본 기상청 예보를 찾아보는게 일상이 되버렸다는 국민들의 목소리 이면에는 기상청을 향한 '불신'이 깔려 있지 않을까.


s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