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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마주이·꿀꿀이죽'을 아시나요?…서울 전통시장의 생생한 역사

'서울 상인들의 시장통 이야기'…남대문·광장 등 대표시장 변천사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2020-09-04 11:15 송고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제11권 '서울 상인들의 시장통 이야기' 표지.(서울역사편찬원 제공)/뉴스1© News1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제11권 '서울 상인들의 시장통 이야기' 표지.(서울역사편찬원 제공)/뉴스1© News1

서울역사편찬원은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제11권 '서울 상인들의 시장통 이야기'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책은 남대문시장, 광장시장, 마장축산물시장,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꽃시장, 가락동농수산물시장 등 서울을 대표하는 시장의 변천사를 상인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기록했다.

책은 전반부는 남대문시장, 광장시장, 마장축산물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쟁 이후 제대로 된 건물조차 없던 시장이 새롭게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부터 1960~1970년대 전성기를 거쳐 1990년대 이후 상거래 방식의 다양화 속에 겪게 되는 상황을 볼 수 있다.

남대문시장주식회사에서 근무하며 시장 운영 전반을 살핀 곽명용씨, 남대문시장 수입상가 상인회 회장으로서 상인들의 입장을 대변했던 박점봉씨, 광장주식회사 대표로 상인들의 이익을 보호하는데 힘써온 송호식씨, 서울시 공무원이었다가 축산유통업체 대표로 자리 잡은 이영언씨가 각자의 경험을 전했다.

곽명용씨와 박점봉씨는 서울의 대표적인 시장이었으나 불경기로 어려워진 최근의 상황까지 남대문시장의 다사다난한 과정을 소상히 소개했다. 박점봉씨는 전쟁 직후 남대문시장 주변을 떠돌던 넝마주이, 꿀꿀이죽을 팔던 모습 등 옛 모습을 추억하기도 했다.
송호식씨는 수십 년간 제기된 시장재개발의 압력에 버텨온 경험을 이야기하며 "광장시장은 그 자체로 역사이기 때문에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함부로 허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영언씨는 1970년대 마장동 가축시장이 전성기였던 시절 수도권의 목동들이 소를 끌고 시장으로 모여들던 이야기부터 정부 축산유통정책에 대한 솔직한 의견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서울 상인들의 시장통 이야기' 후반부는 1980년대 새로 건설돼 이제는 서울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자리 잡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꽃시장과 가락동농수산물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 시장에 옮겨온 상인들은 1950~1960년대부터 남대문과 의주로, 용산 등지에서 활동하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화섭씨와 오정민씨는 1950년대 종로에서 시작한 꽃시장이 남대문시장을 거쳐 강남고속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한 과정을 소상하게 들려줬다. 용산청과물시장을 거쳐 가락동농수산물시장으로 옮겨온 이강하씨와 최필남씨도 각자의 시장 인생을 소개했다.

이 책은 시민청 지하 1층에 있는 '서울책방'에서 1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서울역사편찬원은 2009년부터 서울시민들에게 현대 서울의 생생한 역사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역사구술자료집'을 발간하고 있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 책은 광복 이후 성장하고 변화를 겪어온 시내 주요 시장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며 "오늘날 다양화된 상거래 방식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 상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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