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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에서 6개월간 후임병 집단 괴롭힘…"군검찰 수사 중"

성기 보여주며 성추행도…가해자 전역하자 대물림
폐쇄적인 해병대 문화가 피해 키워…조직 개혁해야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2020-09-01 10:33 송고
해병대 장병들이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안선을 순찰하고 있다.(자료사진) 2020.6.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해병대 장병들이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안선을 순찰하고 있다.(자료사진) 2020.6.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한 해병대 부대에서 선임 병사들이 후임을 지속해서 폭행,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해 군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해병대 1사단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선임 병사들이 후임 병사를 장기간 괴롭혀온 사건이 확인돼 군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해병 1사단에 자대배치를 받은 A씨는 소대네 최선임이었던 B씨(당시 병장)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과 폭행을 당했다.

A씨는 자대배치 직후 B병장과 파견을 갔다 본대로 복귀하는 버스에서 허락 없이 창문을 닫았다는 이유로 30여분간 수십대에 걸쳐 폭행을 당했으며 그 이후로 여러 괴롭힘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B병장이 A씨게에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고 얼굴에 들이미는가 하면 자신의 생활관으로 호출해 발기된 성기를 보여주는 등의 성추행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후 B병장은 다른 선임병에게도 A씨를 괴롭히도록 했고 B병장이 전역하고 나서도 괴롭힘은 '인수인계' 됐다.

A씨는 선임들이 신체의 민감한 부위를 만지는 성추행을 계속했으며 지속적으로 폭행했음에도 선임이 자신의 몸에 손을 대면 '감사합니다'라고 답변하도록 교육을 받아 '감사합니다'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군인권센터는 군검찰이 가해자 중 현역인 3명을 구속해 수사 중이며 전역한 B씨에 대해서도 민간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같이 반년이 넘도록 가혹행위가 이어졌음에도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이유를 두고 군인권센터는 '선임을 신고하는 해병을 해병의 적'으로 규정하는 해병대의 낡은 악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기수와 악습으로 이루어진 절대적인 계급구조 속에서 피해자는 '그저 참고 내가 고참 기수가 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게 되고 피해자가 고참이 돼 가해자가 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군인권센터는 해당 부대 지휘관들도 A씨의 피해상담을 가로막고 피해를 외부에 알리는 것을 통제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군인권센터는 그동안 해병대 내의 인권침해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했고 해병대 스스로도 개혁을 다짐했지만 여전히 상황은 개선되고 있지 않다며 "해병대는 해체를 각오한 개혁을 진행하라"고 밝혔다.

이어 군인권센터는 해병대가 피해자를 철저히 보호할 것과 장기간의 피해를 방치한 지휘관들을 보직해임해 징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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