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FDA 혈장치료 긴급승인은 '정치적 판단'…전직 FDA 관리들도 비판

행정부 혈장치료 발언으로 “FDA 신뢰 훼손돼" 우려
항체 등 향후 임상시험에 대한 신뢰 손상 우려

(바이오센추리=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2020-08-30 07:00 송고 | 2020-08-30 12:35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스티븐 한 FDA 국장과 알렉스 아자르 보건복지 장관을 배석시킨 가운데 코로나19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스티븐 한 FDA 국장과 알렉스 아자르 보건복지 장관을 배석시킨 가운데 코로나19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혈장치료를 긴급승인(EUA)한 결정에 전직 FDA 관리들이 앞다퉈 불만을 제기했다. 긴급승인 결정 과정에서 과학보다 정치 논리를 우선시한다는 이유다.
FDA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혈장치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 후 사흘 안에 사망률이 감소하고 상태가 호전됐다며 코로나19 치료에 회복기 환자들의 혈장 치료요법 사용을 긴급 승인했다.

하지만 이번 FDA 긴급승인 과정에서 정부의 간섭이 있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은 22일 트위터를 통해 "FDA가 11월 3일까지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확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일부 FDA 관계자와 보건부 직원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의도적으로 긴급승인을 연기했다"고 비판했다. 11월 3일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된 날이다.

그런데 하루 뒤인 23일 FDA는 트럼프 대통령 브리핑 직전에 코로나19 완치자 혈장을 이용한 환자 치료를 긴급 승인했다. 마치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였고,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복기 혈장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망률을 35% 줄였다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브리핑에 참여한 스테판 한 FDA 국장은 사망률 35% 감소는 환자들에게 대단히 큰 헤택이라고 설명했다. 알렉스 아자르 미국 보건부 장관 또한 이정도 수준의 생존률 상승은 대부분의 약물 개발자가 희망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전직 고위 FDA 관리들은 미국 바이오전문매체 바이오센추리와 인터뷰에서 한 국장의 결정은 과학보다 정치를 앞세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루시아나 보리오 전 FDA 수석 연구원은 "지금 시점에서 FDA는 더 이상 스스로를 독립적이고 과학에 기반한 규제기관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 안전보장회의(NSC) 산하 의료 및 생물안보정책 위원회의 정책국장으로 근무했던 보리스 박사는 "많은 코로나19 환자들이 회복기 혈장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유의미한 이익을 보여 이번 긴급승인에 근거가 됐던 통계는 대부분 편향된 연구결과"라고 말했다.  

보리오 박사는 또한 "사람들은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다고 믿을 경우 새로운 의약품의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며 "이미 더 나은 방법이 있는데 위험을 감수할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긴급승인을 위해 회복기혈장의 효능을 선전했던 행정부의 발언은 항체치료제를 포함한 잠재적인 코로나19 치료제들의 임상시험의 신뢰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FDA 부국장을 지낸 조슈아 샤프스테인 존스홉킨스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 부학장 또한 바이오센추리에 "회복기 혈장이 유망한 치료법일 수는 있지만 긴급승인이 좋은 생각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샤프스테인 교수는 이어 FDA가 긴급승인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걱정스럽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FDA의 진실성을 공격했으며 스테판 한 FDA국장은 이를 지켜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FDA 생물학적 제제 평가연구센터(CBER) 센터장 겸 FDA 수석 연구원을 지낸 제시 굿맨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회복기 혈장에 대한 데이터가 긴급승인 기준을 충족할 수는 있었다"며 "하지만 기존 프로그램에서 회복기혈장에 대한 접근이 가능한데 지금 긴급승인을 하는 설득력있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굿맨 교수는 "회복기 혈장에 대한 FDA의 긴급승인이 갖는 장점과 관계없이 트럼프 행정부가 승인 과정을 정치화시켜 FDA의 신뢰를 손상시켰다"며 "FDA의 독립성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훼손되면서 앞으로 기관에서 나올 중요한 결정에서도 연구결과의 무결성도 손상될 것"이라고 밝했다.

또한 보리오 박사와 굿맨 교수는 "통제되지 않은 연구에서 확고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한 국장과 아자르 장관의 발언을 비판했다. 굿맨 교수는 "데이더는 잠재적인 효능에 대한 힌트는 있어도 치료법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며 데이터 분석이 전향적으로 확인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스콧 고틀립 전 FDA 국장도 트위터를 통해 "혈장치료는 긴급승인 기준을 충족하며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더 나은 증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고틀립 전 국장 또한 CBS에 출연해 회복기 혈장 임상에 대해 "모두에게 공개되어 엄격하게 진행된 시험이 아니라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며 "회복기 혈장이 아마도 약한 수준에서 유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전염병 협회(IDSA) 또한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환자들의 치료에 유용성을 입증하기 위해 무작위 통제 시험결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릭 토플 스크립스 중개연구소 소장은 회복기 혈장에 대해 "생존에 혜택을 준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작위 임상시험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회복기 혈장에는 중화효과가 없는 많은 항체들이 포함돼 기껏 효능이 있다고 해도 약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단의 배너를 누르시면 바이오센추리 (BioCentury)기사 원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뉴스1 홈페이지 기사에 적용)
◇상단의 배너를 누르시면 바이오센추리 (BioCentury)기사 원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뉴스1 홈페이지 기사에 적용)



jjsung@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