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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번의 부동산 대책, 서울 중산층 내 집 마련 3.2년 더 걸렸다

3분위 PIR, 2017년 5월 10.9→2020년 6월 14.1…3.2년 더 걸려
서울 6억 미만 아파트 '비중, 63%→25.5%…3분의 1 수준으로 '뚝'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2020-08-30 06:05 송고 | 2020-08-30 21:28 최종수정
문재인 대통령.(뉴스1 자료사진)© News1

서울 중산층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산층 가구의 내 집 마련 기간은 3년 이상 더 길어졌다.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집값이 치솟으면서 중산층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이다.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고가 주택을 대상으로 규제를 쏟아내고 있지만, 오히려 이들 집값이 더 올라 자산 격차만 더 벌어지는 모습이다.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비중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비싼 아파트는 가격이 더 뛰고 저렴한 아파트는 날이 갈수록 사라지니, 결과적으로 23번의 부동산 대책은 무주택 중산층의 박탈감을 더 심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서울 3분위(소득 40~60%) 가구의 3분위 주택가격배수(PIR)는 14.1배다. 3분위 가구의 연간 소득은 보통의 서울 사람이 연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집을 사는데 14.1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이 지표는 지난 4월 13.9배에서 6월 14.1배로 상승했다.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진 것이다.

시계를 거꾸로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로 돌려보면 PIR 배수는 더 악화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중산층의 PIR은 10.9였다. 올 2분기 현재 14.1인 것과 비교하면 중산층의 내 집 마련 기간이 3.2년 더 길어졌다는 뜻이다.

3년간 PIR 지표가 급격히 오른 것은 소득 상승보다 집값이 훨씬 많이 올라서다. 2017년 2분기 3분위 가구의 연간 소득은 4723만원이다. 3년 후인 2020년 2분기는 5821만원으로 1098만원 늘었다.

같은 기간 주택가격은 5억2163만원에서 8억2318만원으로 3억155만원 올랐다. 소득이 약 23% 늘 동안 집값은 58%나 올랐다. 내 집 마련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30대 후반 A씨는 "기다리면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정부 정책을 신뢰했다"면서 "이제는 (서울 집값이) 넘볼 수 있는 가격이 아닌 것 같아 (집 사는 것) 포기했다"고 말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PIR 지표 악화는 저소득층, 고소득층 모두 마찬가지다. 1분위 가구의 PIR은 2017년 5월 15.2에서 2020년 6월 16.2로, 5분위의 경우 12.0에서 15.1로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의 PIR 지표가 더 악화한 것은 고가 아파트의 상승률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5분위 집값은 2017넌 2분기 12억7284만원에서 2020년 2분기 18억5419만원으로 5억8135만원 올랐다. 45.6%의 증가율로 1분위 주택가격 상승률(32.4%)보다 13.2%포인트(p) 더 높다. 고가 주택 보유에 따른 양극화가 더 심화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서울서 중산층 이하 서민의 내 집 마련은 구조적으로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 상승은 물론 매물 자체가 귀해졌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시세 6억원 미만 아파트 비중은 2017년 8월 약 63%에서 2020년 8월 25.5%로 감소했다. 가구수로도 84만여가구에서 31만여가구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부동산업계는 결국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는 중산층 이하 가구에 더 악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산층 이하 가구가 살 수 있는 집 자체가 줄었다"면서 "소득 증가가 더딘 상황에서 집값이 급격히 오르면 결국 빛을 더 내서 집을 살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대출을 막아 (주택 구매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 교육 등 거주 여건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주거비 부담에 서울을 벗어나 경기권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