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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 계속되는 대북제재에도 쌀·기름값 안정…어떻게 가능할까"

[북한경제 잃어버린 30년]③북방경제인연합회 '북한경제보고서' 펴내
"北, 유류 가격 급등하다 안정세, 정제유 밀수입한 듯"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0-09-01 07:31 송고
(평양 노동신문=뉴스1) = 평양기초식품공장의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평양기초식품공장의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쌀값과 기름값 등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 농사가 활발해지면서 생산량이 증가하고 유류가 밀수입 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북방경제인연합회가 발간한 '북방경제보고서: 북한경제 잃어버린 30년'에 따르면 북한의 쌀 가격은 2017년 ㎏당 3000원대부터 시작해 6000원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018년 이후 4000~50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 시장 약 50개 늘어 '사경제' 비중↑, 쌀·달러 가격 '안정'

유엔에 보고된 북한 농업성 자료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까지 2년 연속 식량 생산이 크게 줄었다. UN의 대북제재 이후 상인수와 매대 수, 거래 품목, 물동량이 모두 뚜렷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공급이 줄었지만 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던 셈이다.

이는 북한 당국이 관할하는 공식부문(협동농장, 국영 식품가공업 등) 외에 비공식 사경제(개인농·축산, 개인어업, 개인유통업 등)의 비중이 상당히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칠두 북방경제인연합회 회장은 "북한 당국이 발표하는 공식부문 외에 시장동향까지 면밀히 살펴야 북한의 경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의 공식시장 수는 2017년 3월 436개에서 8월에는 468개로 늘어났고 2018년 2월에는 482개까지 증가했다. 유엔의 대북제재 조치 속에도 1년 새 46개가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공식시장은 숫자의 증가에만 그치지 않고 기존 시장의 규모를 확장하거나 내부 시설을 보수하는 등 시장 내부 환경 개선 작업들이 병행해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북한의 지방도시에는 서민을 위한 저가 식당이 출현해 명절 음식을 사먹는 경우가 흔해졌으며 포장 김치처럼 시장에서 사먹을 수 있는 식료품이 많아졌다.

대북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에서 미 달러 환율 역시 8000~8100원 대를 유지하며 안정됐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북한의 외환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지표라고 연합회는 분석했다.

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평택·당진항 인근 해상에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 받는 파나마 선적 5100t급 유류 운반선 '코티(KOTI)'호(뒤쪽)가 억류되어 있다. 018.1.1/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평택·당진항 인근 해상에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 받는 파나마 선적 5100t급 유류 운반선 '코티(KOTI)'호(뒤쪽)가 억류되어 있다. 018.1.1/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북한 유류 가격 치솟다 다시 안정세…선박 환적 등 밀수입한 듯"

북한 내 석유류제품은 식료품과 다른 가격 동향을 보였다. 2017년 2월 리터(ℓ)당 6000원이었던 휘발유 가격은 2018년 1월 기준 2만6000원까지 치솟았다. 

UN은 2017년 12월 안전보장이사회 2397 조치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물량을 50만 배럴로 제한했다. 이후 북한은 유류 비축량을 확보하기 위해 유류 사용 축소를 지시하면서 휘발유 가격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8년 이후 정제유 시장가격은 안정적이다. 수송연료 부족으로 운수 사정이 나빠진 것도 아니었다. 지난 4월 VOA(미국의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 내 기름값은 올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에도 1kg당 1만3000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정제유 수입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기름값이 안정된 것은 '밀수'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8년 미국정부가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에 제공한 정보에 의하면 북한은 선박 환적 등의 방법으로 상당량의 정제유를 밀수입하고 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VOA에 "북한 내 기름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이유는 불법 환적 때문"이라며 "이것이 북한이 기름을 얻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적 시장 거래 침체로 무역물동량과 내수물동량이 줄면서 수송연료의 수요가 감소한 것도 유류시장 안정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화려한 조명이 수놓은 평양의 려명거리의 야경 사진이 21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서광 홈페이지 캡처)2020.7.21/뉴스1
화려한 조명이 수놓은 평양의 려명거리의 야경 사진이 21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서광 홈페이지 캡처)2020.7.21/뉴스1

반면 북한의 주택시장에서는 제재효과가 가장 빨리 관측된 것으로 파악됐다. 평양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은 2018년 하반기부터 크게 떨어졌다. 이 추세는 2019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제재로 인해 외화벌이가 크게 줄면서 주택 구매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시장가격도 떨어졌을 것"이라며 "주택 구매 수요가 줄어들면 주택 건설 활동도 침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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