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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왔구나, 해상풍력설치선" …韓조선업에 효자 되나

보릿고개 한국 조선업에 한 줄기 빛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건조경험 앞세워 수주 노려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2020-08-28 06:10 송고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해상풍력설치선.(대우조선해양 제공)© 뉴스1

2010년. 한국 조선사가 마지막으로 해상풍력설치선(WTIV)을 수주한 연도다. 10년만에 한국 조선사가 해상풍력설치선(설치선) 수주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설치선은 대당 가격이 LNG운반선보다 높아 수주한다면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올해 한국 조선사의 수익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LOI 체결…삼성重도 건조경험 있어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대우조선해양은 해외 선사인 스콜피오 벌커스(Scorpio Bulkers)와 해상풍력설치선 1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여기에는 옵션 3척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대당 2억9000만달러(3437억원)로 전해지는데 이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알려진 17만4000㎥급 LNG운반선의 가격인 1억8600만달러 보다 약 1.5배 비싼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설치선 건조·인도 경험을 갖고 있는 조선소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9년 독일 알베에그룹의 자회사인 알베에이로부터 설치선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2010년 싱가포르 선주로부터 설치선 1척을 수주해 2012년에 인도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설치선은 길이 109m, 폭40m, 기둥높이 120m, 날개길이 60m에 달하는 5MW급 해상풍력발전기 4기를 싣고 최대 7.5노트(시속 13.9km)의 속력으로 운행할 능력이 있었다. 10년이 지난 현재 해상풍력에서는 이보다 더 크기가 큰 8MW급 해상풍력기가 대세가 되고 있어, 이번 설치선은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설치선은 선박보다는 해양플랜트 구조물에 가깝다. 해상풍력발전기를 싣고 설치지점에 도착해 선박 바닥에서 지지대 역할을 하는 잭업레그(Jack up leg)를 해저에 내려 선체를 해상에 고정한 후 수백톤(t)의 대형 크레인으로 발전기를 10여일만에 설치한다. 대형 건설작업을 바다 위에서 해 설치선 건조에는 정밀한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는 해양플랜트 건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해상풍력설치선 건조에서도 높은 기술을 갖고 있다"며 "이런 이유에서 해외 여러 해상풍력 설치 사업자들이 한국 조선사에 발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최대 서남권해상풍력 실증단지.(두산중공업 제공)© 뉴스1

◇해상풍력시장 2030년까지 8배 성장 전망

10년만에 설치선 발주 움직임이 나온 것은 세계 해상풍력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에 따르면 세계 해상풍력 발전용량은 2019년 29.1GW에서 2030년 234GW까지 약 8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GWEC는 아시아 퍼시픽 지역과 유럽에서의 해상풍력 설치 증가가 이런 전망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벤 백웰 GWEC CEO는 "해상풍력은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세계 각국 정부의 판단에 따라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설치가 활발해 지는 것을 10년 안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지난달 발표한 그린뉴딜에서 해상풍력을 언급했다. 정부는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입지발굴을 위해 최대 13개 권역의 풍황계측, 타당성 조사 지원, 배후·실증단지의 단계적 구축을 할 예정이다. 또 경남 창원에 해상풍력터빈 테스트베드를, 전남 영광에 실증단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해상풍력설치선 수주가 전망되면서 한국 조선업은 올해 하반기 실적 반등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발주가 드물게 나온다는 점에서 조선사에 지속적인 수익성을 가져다주지는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의 마지막 설치선 수주가 10년 전이었던걸 보면 설치선이 상선과 같이 꾸준하게 발주가 나오는 선종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그러나 올해와 같이 힘든 업황 속에서 설치선 발주는 가뭄의 단비라고 볼 수 있고, 설치선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다고 알려진 만큼 당분간 한국 조선사에 설치선은 효자노릇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싱가포르 SPO사에 인도한 해상 풍력발전기 설치선 '퍼시픽 오르카(PACIFIC ORCA) 호' (사진 제공=삼성중공업). © News1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