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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마켓 갑질 논란②]애플 앱스토어 멜론 요금 4100원 더 비싼데…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0-09-14 06:15 송고 | 2020-09-14 09:56 최종수정
편집자주 "Don't be Evil(악해지지 말자)"이 모토인 구글과 '빅브라더'에 일격을 날리며 혜성처럼 등장한 애플이 뭇매를 맞고 있다. 구글은 사악해졌고 애플은 또 다른 빅브라더가 됐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처음 내놨을 때만 해도 '모바일 월드'는 없던 세상이다. 애플과 구글이 각각 iOS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앞세워 내놓은 앱마켓은 초기엔 '개발자들의 천국'이었다. 해외 이용자들을 만나기 위해 직접 해외에 갈 필요도 없었고 어렵게 각국마다 결제시스템을 만들 필요도 없었다. 그저 본연의 개발 핵심에 집중하면 그만이었다. 수수료로 30%를 애플과 구글에게 주는 게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개발자들의 '조력자'였다. 문제는 10년가량의 세월이 흐르면서 전세계 개발자들을 키운 앱마켓은 이제 생태계를 흔드는 '황소개구리'처럼 비대해졌다. 조력자가 ‘포식자’로 변해버린 지금, 전세계가 ‘플랫폼 독과점’ 논란으로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현재 멜론의 월 1만900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1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토종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웨이브는 7900원인데, 이 역시 애플에서는 1만2000원입니다. 구글이 애플과 같은 '자사플랫폼 결제 강제' 방식을 취하고 수수료를 30%나 가져간다면 결국 이용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구글이 웹툰이나 음원, 주문형비디오(VOD)와 같은 디지털콘텐츠 전반에 대해 자체 결제 시스템(구글 플레이 인앱결제) 의무화를 확대 적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이미 애플 앱스토어는 인앱결제를 강제하면서 30% 수수료를 받아가는 통에 같은 서비스도 애플 앱이 더 비싸게 책정되는데, 구글까지 30% 수수료를 떼는 '구글 인앱결제'를 강제하면 수수료 부담은 고스란히 이용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웹툰 봐도, 음악 들어도 요금 30%는 구글·애플 주머니로?

이는 애플 앱스토어 사례를 보면 명확해진다. 

멜론의 '스트리밍 플러스'(무제한 듣기+오프라인 재생) 상품 가격은 월 1만900원이다. 하지만 30% 수수료를 받아가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결제하면 똑같은 상품인 '스트리밍 플러스'가 1만5000원으로 껑충 뛴다.

국내 지상파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SVOD) 및 영화 콘텐츠 등을 제공하는 웨이브도 월 7900원짜리 서비스가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1만2000원으로 둔갑한다.

애플은 게임은 물론 디지털 콘텐츠 분야까지 애플 앱스토어 인앱결제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수수료로 30%를 받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내 주요 디지털콘텐츠 서비스의 인앱결제 수수료 관련 현황을 파악한 결과 인앱결제를 적용하지 않은 서비스보다 이를 강제한 서비스의 비용이 더 비쌌다. 

이때문에 애플 아이폰 이용자들은 현재 멜론이나 네이버웹툰을 이용할 경우 애플 앱스토어에서 서비스를 결제하지 않고 PC에서 해당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 결제를 하는 방식으로 '우회 결제' 방식을 사용한다. 요금 차이가 현저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앱스토어에서 콘텐츠 저렴하게 이용하는 꿀팁' 등의 방법으로 우회결제를 안내하는 게시물이 수두룩하다. 

한 콘텐츠 업체 대표는 "콘텐츠 서비스의 경우 저작권료, 유통, 서비스 등 단계별로 상당한 원가가 소요되는데, 여기에 서비스 금액의 30%를 결제수수료로 떼이면 팔수록 적자가 되는 구조"라면서 "그렇다고 PC나 TV 이용자들도 있는데 애플 수수료 때문에 전체 요금을 인상할 수는 없으니 동일한 상품임에도 애플 앱스토어 이용금액만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30% 수수료 떼고나면 적자…결국 이용자에게 수수료 전가

구글 플레이가 애플처럼 수수료 30%를 디지털콘텐츠 전반으로 확대 적용한다면 구글 앱 내 서비스 이용료도 애플 앱스토어 수준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콘텐츠 업계 대표는 "구글 인앱결제 확대는 애플 앱스토어 사례와 동일하게 '요금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용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수수료율 조정 등 여러가지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안드로이드 이용자 기반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구글 앱마켓의 정책 변경은 이용자들에게 타격이 크다. 

모바일 콘텐츠 산업 현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앱마켓에서 구글스토어는 전체 거래액의 63.4%(5조9996억원)에 달한다. 애플 앱스토어는 24.4%(2조3086억원), 네이버와 통신3사가 참여한 원스토어는 11.2%(1조561억원) 비중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구글이 (애플과 달리) '외부결제'를 사실상 허용하다가 구글 플레이가 앱 마켓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가 강해지자 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확대적용하는 것은 반독점 및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뉴스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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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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