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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웹툰 양강' 네이버-카카오…왜 '만화의 본고장' 일본을 노릴까

네이버 '와이랩재팬', 카카오는 '카도카와' 지분 인수
"OTT 대전 속 이용자 잡기 위해선 IP 확보가 관건"

(서울=뉴스1) 정윤경 기자 | 2020-08-21 06:45 송고 | 2020-08-21 09:55 최종수정
2020년7월 일본 앱 매출 순위. (카카오 제공)© 뉴스1
2020년7월 일본 앱 매출 순위. (카카오 제공)© 뉴스1

'웹툰 양강'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본의 콘텐츠 기업 지분을 잇따라 인수하며 '만화의 본고장' 일본 시장을 정조준한다. 
네이버는 최근 32억원을 들여 와이랩재팬(YLAB JAPAN)의 지분을 25.21%에서 100%로 늘렸으며 카카오는 6월 412억원을 들여 카도카와의 지분 2.7%를 인수했다. 카카오는 이후 추가 투자를 단행해 현재 지분율은 4.9%에 달한다.

웹툰은 1990년대 말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일상이 된지 오래 됐으나 종이 만화 시장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었던 일본에서는 그동안 주목 받지 못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콘텐츠가 뜨면서 웹툰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일본 시장에는 네이버의 만화 플랫폼 라인망가와 카카오재팬의 만화 플랫폼 픽코마가 1,2위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일본의 콘텐츠 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만화의 본고장' 일본, 웹툰 시장은 걸음마 단계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만화의 본고장이라 불리우지만 정작 웹툰 분야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통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데다 좌측에서 우측으로 책장을 넘기며 읽는 기존 만화책 시장이 워낙 견고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의 만화 시장은 5조7000억 규모로 전 세계 1위이지만 디지털 만화 시장 매출이 종이 만화 시장을 역전한 시점은 1년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만화 시장은 디지털 만화 시장이 52%로, 2조9500억원 규모이며 그중 웹 만화 시장이 2조1500원(38%)이고 앱 시장은 8000억원(14%)이다. 종이 만화 시장 규모는 전체 만화 시장의 48%인 2조7500억원이다.

디지털 만화 시장 마저도 웹툰의 입지는 좁다. 일본에서 디지털 만화로 불리우는 콘텐츠는 대부분 기존 종이 만화책을 스캔해서 웹과 앱으로 옮겨온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로폭이 좁은 모바일에서도 스캔된 만화를 주로 소비해왔다.

웹사이트 '픽코마'. 한국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이 1위에 올라있다.(캡처)© 뉴스1
웹사이트 '픽코마'. 한국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이 1위에 올라있다.(캡처)© 뉴스1

최근 일본의 한 매체는 '당신은 웹툰을 알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우리에겐 익숙한 웹툰의 개념을 풀어서 설명할 정도로 일본에서 웹툰은 아직까진 생소한 개념이다.

인지도는 이제 막 싹이 트는 정도이지만 벌어들이는 매출 자체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지난달 기준 픽코마에 등록된 콘텐츠는 총 3만 여개로, 이중 웹툰이 차지 하는 비중은 1.3% 지만 전체 거래액 기준으로는 35~40%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픽코마는 일본 애플 앱스토와 구글플레이에서 비게임 부문 통합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픽코마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는 한국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으로, 연재가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조회수 1억1400만건, 누적 열람자 수 340만명을 기록했다. 이외에 '이태원 클라쓰'의 현지화 버전인 '롯본기 클라쓰'와 '독고 시리즈' 등도 인기를 끌고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웹툰 콘텐츠 비중을 집계하고 있지는 않으나 라인망가에서 요일별 순위를 봤을 때 국내 웹툰이 선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위에서부터)네이버, 카카오.© 뉴스1
(위에서부터)네이버, 카카오.© 뉴스1

◇"일본에서 웹툰으로 한판?"…카카오·네이버, 글로벌 시장 공략

카카오는 중국기업 텐센트(카카오의 3대 주주)와 제휴관계를 기반으로 동북아시아 시장에서 자리 잡은 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어경란 텐센트코리아 이사가 카카오페이지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며 양사의 결속력은 한층 굳건해졌다.

중국기업의 투자를 받고 일본에서 성과를 올린 만큼 카카오는 한·중·일에서 검증받은 사례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역시 이번 와이랩재팬 인수 이전부터 웹툰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기로 결정, 웹툰 사업에 힘을 싣기로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웹툰 IP를 원천 콘텐츠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한편, 유럽·남미지역 등 웹툰 시장의 저변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일본에서의 성공한 신작 부재 △디지털·영상에 익숙한 MZ세대(밀레이얼+Z세대)의 등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웹툰의 글로벌 정착이 앞당겨졌다고 진단한다. 이때문에 카카오와 네이버의 웹툰 사업 확장이 K콘텐츠를 알리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내다본다.

한창완 세종대 융합예술대학원 원장은 "종이 만화 시장이 견고했던 일본은 2015년 이후 원피스·드래곤볼 같은 성공한 신작이 등장하지 않았고 전세계적으로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가 주요 소비층이 되면서 책 소비량이 줄었다"며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더해지며 웹툰의 세계화가 앞당겨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와 네이버 등 웹툰에 대한 투자는 인기가 검증된 지식재산권(IP) 확보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IP시대가 도래했음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양대 포털이다. 이용자는 채널을 재핑(채널전환)해서 보는 '차선의 선택'에서 원하는 콘텐츠만 골라보는 '최선의 선택'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며 "치열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 속에서 이용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선 누가 빠른 시간 내에 많은 IP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v_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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