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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 75년, 일왕은 '깊은 반성' 총리는 '국제역할' 강조(종합)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김서연 기자 | 2020-08-15 20:27 송고
일본의 종전 75주년 전국전몰자추도식© AFP=뉴스1
일본의 종전 75주년 전국전몰자추도식© AFP=뉴스1

패전 75주년을 맞은 일본에서 나루히토(德仁) 일왕은 예년처럼 깊은 반성을 표했으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적극적인 평화주의'라는 말을 내세우며 국제적인 역할을 강조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NHK와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종전 75주년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아베 총리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번영은 전몰자의 고귀한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임을 종전 75주년을 맞이한 지금도 결코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후 75년, 일본은 일관되게 평화를 중시하는 나라로 길을 걸어왔다"면서 "세계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맹세를 앞으로도 지켜나가겠다"며 "적극적 평화주의 기치 아래 국제사회와 손을 잡으면서 세계가 직면한 각종 과제 해결에 지금까지 이상의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라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AFP=뉴스1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AFP=뉴스1

하지만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총리 이래 역대 총리가 반복해온 '깊은 반성'과 '애도의 뜻' 등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 대한 가해책임은 8년째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나루히토 일왕은 작년에 이어 재차 '깊은 반성'을 하면서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왕은 "전후 평화로웠던 오랜 시간을 되돌아보며 우리의 과거를 반성하고 깊은 회한의 감정을 마음에 새기면서 전쟁의 폐해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된 기념식에는 일왕과 마사코(雅子) 왕비, 아베 총리 등 540여명이 참석했다. 이는 지난해의 10%도 안되는 인원이며 1963년 기념식이 시작된 이래 가장 적은 참석자였다.

나루히토 일왕(왼쪽)과 마사코 왕비 © AFP=뉴스1
나루히토 일왕(왼쪽)과 마사코 왕비 © AFP=뉴스1

이날 일본 정가의 대조적인 모습은 이뿐이 아니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는 새로운 담화를 발표하고 과거 일본의 침략 전쟁을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가 앞으로 일본, 아시아, 세계의 화해, 평화, 발전을 촉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의 검증과 반성을 '자기 학대 역사관'이라고 부르는 우익을 질타하면서 "역사에 대한 겸손한 성찰은 일본의 평판에 좋다. 침략과 식민 통치를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나라를 얕보게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2차 대전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国) 신사에 공물을 보내고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환경상 등 일부 각료는 참배를 강행하는 등 과거사 반성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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