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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장 저격한 원희룡…고성 오간 제주 광복절 경축식

김원웅 광복회장 '친일 청산' 기념사 대독에 "매우 유감"
"식민지 백성으로 산 건 죄 아냐…국민 편 가르기 안 돼"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2020-08-15 15:02 송고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5일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준비한 경축사를 생략한 뒤 김률근 광복회 제주지부장이 대독한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에 대한 유감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제주도 제공)2020.8.15/뉴스1© News1

김원웅 광복회장을 겨냥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돌출 발언으로 제주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고성으로 얼룩졌다.

원 지사는 15일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준비한 경축사를 생략한 뒤 김률근 광복회 제주지부장이 대독한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에 강한 유감 입장을 표명했다.

김 회장의 기념사는 "친일·반민족 인사 69명이 지금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친일 청산은 국민의 명령", "우리 역사의 주류가 친일이 아닌 독립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 등의 친일 청산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원 지사는 먼저 "국민 대다수와 도민들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기념사라고 대독하게 만든 이 처사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도지사로서 기념사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태어나 보니 일본 식민지였고, 일본 식민지의 신민으로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없는 인생 경로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있다"며 "앞잡이들은 단죄를 받아야 하지만 식민지의 백성으로 살았던 것이 죄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또 "김일성 공산군대가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고 왔을 때 목숨 걸고 나라를 지켰던 이들 중에는 일본 군대에 복무했던 분들도 있다"며 "다만 한국전쟁에서 나라를 지킨 공을 보며 역사 앞에 겸허히 공과 과를 함께 보는 것"이라고도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5일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제주도 제공)2020.8.15/뉴스1© News1

원 지사는 "광복절 75주년을 맞은 역사의 한 시기에 이편 저편을 나눠 하나 만이 옳고 나머지는 단죄받아야 하는 그러한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내고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는 (김 회장의) 시각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끝으로 "(광복절 경축식은) 특정 정치견해 집회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이런 식의 기념사를 (제주에) 또 보낸다면 광복절 경축식에 대한 모든 계획과 행정 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원 지사가 해당 발언을 하는 동안 장내에는 몇 번씩 고성이 터져 나왔다. 원 지사의 발언이 끝난 뒤에는 박수로 분위기가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일부 참석자들이 강하게 항의하며 퇴장하는 등 일부 소동도 있었다.

이에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행사 말미 만세삼창 전 이례적으로 발언에 나서 "광복절 경축식이 아쉽게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은 자리로 변질됐다"며 "광복회와 원 지사가 서로 다름을 인정할 때 진정한 평화가 올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이날 오후 원 지사의 발언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 후보 1109명 전원에게 국립묘지에서 친일·반민족 인사의 묘를 이장할 것인지, 만약 이장을 안 할 경우 묘지에 친일행적비를 세우는 국립묘지법 개정에 찬성할 것인지 물은 결과 더불어민주당도 과반수, 미래통합당도 과반수가 찬성했다. 올해 가을 정기국회에서 국립묘지법이 개정되리라고 믿는다' 등의 내용이 담긴 김 회장의 기념사에 대해 "정치적 견해가 담겨 있었다"는 입장을 밝히며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