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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점투성이 부산방역…확진자 급증에 지역사회 우려↑

선별진료소에서 검사 못받은 고등학생 2명 확진
QR코드 역할 못해·페트로원호 수리공 명단 누락

(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 | 2020-08-14 07:00 송고 | 2020-08-14 10:00 최종수정
부산의료원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의료원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역 방역이 비상에 걸렸다.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선박에서 수리작업을 한 수리공이 시가 파악한 명단에서 제외돼 자가격리 대상에서 빠졌다가 뒤늦게 격리 대상자가 된 경우가 있는가 하면, 코로나19 증상이 있어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가 일반 병원을 안내받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진자가 다녀간 노래방 등의 QR코드가 제기능을 하지 못해 정확한 접촉자 파악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 노래방, 피씨방 다닌 187번 확진자…동시간대 방문자 확인 난항

부산시는 13일 지난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187번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했다. 경성전자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 187번 확진자는 지난 8일 오후 6시부터 7시22분까지, 9일 오후 8시21분부터 10시17분까지, 10일 오후 3시46분부터 6시13분까지 서구에 위치한 '캠프PC방'에 있었다.
9일 오후 3시30분부터 4시19분까지, 5시22분부터 6시12분까지 사하구 소재 '텐텐동전 노래연습장', 오후 4시40분부터 5시까지 사하구 '롯데리아 다대포점'을 다녀갔다.

9일 오후 7시33분부터 8시12분까지, 10일 오후 7시4분부터 45분까지 서구에 위치한 '엔젤스코인 노래연습장'도 방문했다.

문제는 이같이 다중이용시설을 다녔는데도 동시간대에 같은 공간에 있었던 접촉자를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시는 187번 확진자가 PC방에 있는 동안 함께 있었던 인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피씨방의 경우 회원 이용자는 명단이 확인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비회원 이용자는 현재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비회원 이용자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지역감염 우려가 나온다.

노래방 역시 정확한 인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노래방은 QR코드를 이용하고 있었으나, QR코드 명단이 부정확하다고 시는 밝혔다.

시 역학조사에서 187번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밝힌 노래방 가운데는 187번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QR코드 흔적이 없거나, QR코드 기록이 최근 1~2일에 불과한 경우가 있었다.

전자명부, QR코드는 확진자 발생시 신속하게 접촉자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이번 부산 감염사례에서는 제기능을 하지 못했다.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는 187번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면서 이 동선과 겹치는 시민이 보건소를 찾을 것을 당부했다.

◇증상있어 선별진료소 갔는데 집으로 보낸 고등학생 2명 확진

10일 189번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동급생 학생 2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기계공고 검사 과정에서도 허술한 점이 발견됐다.

191번 확진자는 지난 10일 건강상태 자가진단 결과 발열과 인후통 증상이 있어 등교하지 않고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료를 받았다. 이후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호전되지 않자 12일 해운대보건소를 방문해 코로나19 선별검사를 받고 이날 확진됐다. 그는 189번 확진자와 같은 반이다.

193번 확진자는 지난 5일 발열과 두통 증상이 있어 선별진료소를 방문했으나, 선별진료소에서 일반병원 진료를 권해 일반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이후 10일까지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자택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11일과 12일 등교를 한 후 12일 학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선별검사를 받았으며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189번 확진자와 같은 반은 아니지만, 같은 학년이다.

시는 이같은 문제에 "검사를 철저히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결국 검사를 결정하는 것은 현장"이라며 "선별진료소에서 결정한 사안이다. 앞으로 더 철저히 검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189번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아직까지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순서상 189번 확진자의 감염이 가장 빨리 확인됐으나, 앞선 증상 발현과정을 볼 때 191, 193번 확진자의 감염이 더 빨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별진료소에서 보다 철저히 검사를 진행했으며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높다.

◇러시아 선박 수리공, '승선' 명단에서 제외되며 뒤늦게 자가격리

190번 확진자의 확진 과정도 논란의 대상이다. 190번 확진자는 '학력인증 부경보건고등학교 병설 중학교'(이하 부경보건고)에 다닌 183번 확진자의 남편이다.

선원 94명 가운데 46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박 페트로원호에 승선해 수리 작업을 했다. 그리고 지난달 23일 검사를 받고 '음성'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7월29일부터 8월6일까지 자가격리를 했으며, 183번 확진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10일 검사를 진행, ‘음성’으로 확인됐으나 11일 진행한 재검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그가 러시아 선박 수리작업 이후 검사를 받은 지 6일이 지난 7월29일부터 자가격리에 돌입한 점이다. 또한 2주가 아닌 1주일이란 짧은 기간을 자가격리 한 부분도 의문이 제기된다.

취재결과 190번 확진자는 페트로원호에 승선해 수리작업을 했지만, 당초 승선자 명단에서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확진자 발생에 따른 전수조사 대상자이긴 했지만, 승선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자가격리가 뒤늦게 시행된 것이다.

시는 추가 조사에서 190번 확진자가 승선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했다. 자가격리 기간이 2주가 아닌 1주일 이유는, 마지막으로 승선한 7월23일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다. 

페트로원호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당장 나온다.

190번 확진자는 두번째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같은 허술한 조사과정을 보면, 앞선 선박수리 후 검사에서도 '감염'이 확인되지 않은 채 자가격리에 돌입했을 수도 있다.

실제 그의 배우자가 감염된 부경보건고의 경우 최초 확진자는 174번 환자인데, 그의 감염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pk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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