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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나홀로 '세계 최초' 백신…국제사회 '어이없네' (종합)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20-08-11 23:01 송고 | 2020-08-11 23:46 최종수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화상 내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화상 내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AFP=뉴스1

러시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승인하며 '세계 최초'라고 의미를 달았다. 하지만 러시아 백신은 약물 개발에 대한 국제적 지침을 따르지 않아 안전성 논란과 함께 국제 공인도 받지 못할 '반쪽 개발'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화상 내각회의에서 "오늘 아침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이 공식 등록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이 백신은 아직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푸틴 대통령은 "내 딸 중 한 명도 백신 접종을 받았다"면서 "꽤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강한 면역력을 형성하며 필요한 모든 검증절차를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 선접종 후시험…3상시험 건너뛰었다 : 러시아의 백신은 수천명에서 수만명을 상대로 이뤄지는 마지막 3상 임상시험을 건너뛴 채 승인을 받았다. 아직 2차 임상시험 결과조차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승인은 안전성 입증보다는 백신 조기 접종을 우선시한 결과로 풀이된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통상 신약은 1~3상 임상시험을 모두 통과한 뒤에 규제당국의 승인 절차를 밟는다.

러시아 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러시아 내 제약회사들의 협의체인 러시아임상시험연합(ACTO)은 보건부에 서한을 보내 최종 임상시험이 통과하기 전까지 백신 승인을 미룰 것을 촉구했다.

◇ 세계보건기구도 "지침 지키라" 경고 : 러시아의 백신은 '스푸트니크 V'라는 이름으로 해외에 판매될 예정이다. 하지만 3상 시험을 거치지 않은 러시아의 백신이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러시아의 과속을 경계했다. WHO 크리스티안 린드마이어 대변인은 지난 4일 러시아의 백신 승인 예고에 "백신 생산 지침을 따르라"면서 "모든 백신 후보물질에는 정립된 관행과 지침이 있으며, 개발 전 모든 테스트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에선 러시아 백신을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테스트 전인데도 백신을 배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러시아산 백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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