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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투자 멈추지 말자"…삼성 반도체·바이오 챙기는 이재용

바이오로직스, 송도공장 증설에 1.7조원…'초격차' 전략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 P3에 30조원 이상 선제적 투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김태환 기자 | 2020-08-11 10:44 송고 | 2020-08-11 21:49 최종수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기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여성 임직원들과 간담회에 앞서 손 소독제를 바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0.8.6/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기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여성 임직원들과 간담회에 앞서 손 소독제를 바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0.8.6/뉴스1

"어려운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

삼성의 '초격차' 전략에 속도가 붙고 있다. 경쟁자들이 따라오기 힘들 만큼의 큰 격차로 앞서간다는 의미로, 한수 앞을 내다보는 대규모 투자와 기술개발로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은 최근 반도체와 바이오 분야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반도체와 바이오는 앞서 2018년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꼽은 분야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수차례 "위기 뒤에 반드시 기회가 온다"면서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강조한 바 있는데, 최근 삼성의 행보에서도 이같은 선제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까지 인천 송도에 4번째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1조7400억원으로 공장 규모는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1.5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 매출이 701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년 매출의 2배 이상을 투자하는 셈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2011년 설립 이후 지역사회 지원과 협력을 바탕으로 9년만에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면서 "4공장 건설로 2만7000명 수준의 고용창출 효과를 일으키고 바이오의약품 원료·부재료 등 생태계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2 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뉴스1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2 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뉴스1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이며 도마에 올랐으나, 최근 잇따라 굵직한 위탁계약을 성사하며 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적 상승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도 80만원 이상까지 상승, 시가총액 기준 50조원을 넘어서 국내 '톱5'에 들었다.

삼성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도 최근 반도체 부문 투자를 위한 고삐를 죄고 있다. 단일 기업 기준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인 평택캠퍼스에 3번째 생산라인인 'P3'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평택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9월쯤 착공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었던 P1과 P3 라인의 건설 기간이 3년여인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2023년부터 P3 라인도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구체적인 생산 품목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핵심 제품인 메모리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까지 더해질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특히 P3 라인 규모는 기존에 있던 단지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P1 투자 규모였던 30조원대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들어 삼성전자가 발표한 반도체 투자 규모를 다 합쳐도 50조원을 넘는 수준이다. 앞서 지난 5~6월에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 투자를 위해 20조원가량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삼성이 바이오와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개발과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선제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년여 전인 2018년 8월 삼성은 3년간 180조원 투자 및 4만명 채용 등의 '경제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은 4차 산업혁명 선도와 삶의 질 향상을 핵심 테마로 삼아 △AI(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바이오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직접 바이오와 반도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만큼 투자와 고용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제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삼성이 주요 사업분야에서 거침없는 투자를 결정한 것도 "위기 뒤에 반드시 기회가 오게 돼 있으니 미래를 위한 투자는 멈춰선 안 된다"는 이 부회장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재계에선 이 부회장을 수사해온 검찰의 최종 처분이 미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삼성의 동력이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6월 26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10대 3'이라는 압도적 차이로 불기소 권고를 냈음에도 47일째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들과 시장은 기업의 미래가치를 보고 평가한다"면서 "시장에서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인정하고 전문가들로 이뤄진 수사심의위도 불기소 결정을 내린 만큼 검찰이 합리적인 결정으로 이를 수용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월 30일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개발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충남 온양사업장을 방문, 구내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0.7.30/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월 30일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개발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충남 온양사업장을 방문, 구내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0.7.30/뉴스1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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