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사회 > 교육

내년부터 의대·약대 정원 확대…합격선 많이 안 떨어진다

[이재진의 입시 리포트]

(서울=뉴스1)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 2020-08-09 08:27 송고
집단휴진에 들어간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안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2022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선택지가 넓어진다. 32개 대학 약학과(1578명)가 14년 만에 학부 신입생을 선발하고, 의과대학 정원도 400명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정원이 늘어 이전보다 낮은 성적으로도 의대, 약대를 갈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연쇄반응으로 중위권, 하위권 대학도 합격선이 동반 하락하면서 자연계가 대학 진학이 쉽다는 생각으로 이과 쏠림 현상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과연 성적 하락이 어마어마하게 발생할지 살펴보기로 한다. 32개 약학과, 41개 의대 각각 변수를 고려해 분석하는 것은 복잡하기에 단순화해 큰 흐름만 예상해 본다.

약대 선발인원 1578명, 의대 확대 선발인원 400명을 더한 모집정원 1978명의 자연계 최상위권 가상대학 '대미연'(대학미래연구소)이 2022학년도에 신설되고 약학과의 선호도는 의예·치의예·한의예과와 수의예과 사이라고 가정한다. 약학과의 선호도는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 목적이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52.8%)서라는 통계청 발표 자료와 2019년 직업별 평균 연봉순위를 참고해 추정했다.

이 선호도를 바탕으로 가상대학 '대미연'은 2020학년도 유웨이중앙교육 정시모집 지원참고표 기준, 의학계열을 제외한 연세대, 고려대 자연계열과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자연계 최상위권 학과에 지원가능한 수준의 대학으로 예상된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2022학년도 의예·치의예·약학·한의예·수의예과 전체 수시·정시모집 선발인원 비율은 평균 60% 대 40%다. 대체로 수시에서 학생부교과와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인원이 비슷하고 정시 가·나군에서 주로 선발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가상대학 '대미연'도 이와 비슷하게 선발한다고 가정하면 수시모집에서 1200명, 정시모집에서 800명을 선발한다. 세부적으로는 수시모집 학생부교과전형 500명, 학생부종합전형 500명, 논술전형 200명, 정시모집 수능위주전형 가군 400명, 나군 300명, 다군 100명으로 나눠 선발할 것이다.

수시모집 학생부중심전형에서 가상대학 '대미연'(1000명)의 합격가능한 내신등급은 기존 수의예과보다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202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모집인원이 10명 이상인 수의예과 입시결과 중 제일 낮은 내신등급은 K대학 학생부종합전형 수의예과 1.60등급으로, 가상대학 '대미연'의 지원가능한 내신등급은 1.60등급 이내로 예상할 수 있다. 수시모집 가상대학의 모집정원 확대로 학생부중심전형에서 수의예과와 자연계 최상위 모집단위의 합격 가능 내신등급이 하락할 것이다.

내신등급 하락 폭을 예상하기 위해 약 7만1000명의 수시모집 합불 사례를 통해 학생부 내신등급별 누적 등수분포표를 사용했다. 예를 들어 2022학년도 자연계 내신 1.6등급은 누적 약 5500등, 1.95등급은 누적 약 1만등이다.

이를 통해 2022학년도 가상대학 '대미연' 학생부중심전형(1000명)으로 인한 입시결과 하락 폭은 약 0.15등급 내외 정도로 예상된다. 쉽게 말해 2021학년도 A대학 수의예 학생부교과전형 합격자 내신이 평균 1.60등급이었다면 약대, 의대 정원이 늘어난 2022학년도에는 1.75등급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2022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수의예과를 포함해 학생부중심전형에서 자연계 최상위권 합격가능 내신등급이 0.15등급 정도 하락한 것으로 약대 학부 선발, 의대 정원 확대 때문에 상위권 대학의 내신 합격선에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판단된다.

모집인원 확대로 합격가능 내신등급 하락이 크게 일어나지 않는 원인은 내신등급별 인원 수가 크기 때문이다. 전국 1700여개 고교에서 자연계 1.60등급에 해당하는 인원은 600여명, 1.95등급에 해당하는 인원은 1000여명으로 추정된다.  

수시모집 논술위주전형에서 가상대학 '대미연'(200명)의 내신등급도 기존 수의예과보다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2020학년도 입시결과 중 K대학 등록자 평균등급은 3.92등급이다. 내신등급 3.90의 추정 누적등수분포는 6만여등 정도이고 3.8등급이 5만5000여등이라 모집인원 확대로 논술전형 입시결과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공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정시모집은 어떨까.  

정시모집 수능위주전형에서 가상대학 '대미연'의 가군(400명) 나군(300명) 다군(100명)에 합격가능한 수능성적은 수시모집처럼 기존 수의예과보다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2020학년도 수시모집 모집인원 10명 이상인 수의예과 입시결과 중 가장 낮은 수능 등급은 가군 A대학 수의예과 1.38등급(표준점수 합 391점) 나군 B대학 수의예과 1.42등급(표준점수 합 390점) 다군 C대학 수의예과 1.50등급(표준점수 합 393점)이다. 가상대학 '대미연'에 지원가능한 수능등급은 1.50등급(표준점수 393점) 이내로 예상할 수 있다.

수능성적 하락 폭을 예상하기 위해 정시모집 약 8만2000여건의 합불사례를 통해 수능 등급별 누적 등수분포표를 사용했다. 예를 들어 2020학년도 자연계 내신 1.5등급은 누적 약 3300등 내외다.  

이를 통해 2022학년도 가상대학 '대미연'의 가군 400명, 나군 300명, 다군 100명으로 인한 입시결과 하락 폭은 가·나·다 모두 0.2등급 내외, 표준점수는 약 2점, 원점수는 약 3점으로 추정된다. 쉽게 말해 2021학년도 A대학 수의예 수능 위주 전형 합격자 등급이 1.6등급(표준점수 합 390점)이었다면 2022학년도는 1.8등급(표준점수 합 388점)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022학년도 정시모집에서도 수의예과와 자연계 최상위권 합격 가능 내신등급이 0.2등급(표준점수 2점) 정도 하락한 것으로 약대 학부 선발, 의대 정원 확대 때문에 상위권 대학 합격선에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판단된다.

원인은 15만이 넘는 자연계열 '수학 가형+과학탐구' 응시생을 세세하게 변별하기 어려운 수능 난이도 때문이다. 참고로 2020학년도 수학 가형 1등급대 표준점수를 보면 128점에 4804명, 131점에 2278명이 분포돼 있다.

결론은 수시·정시 모두 의대 정원 확대, 약대 학부 선발로 수의예과와 자연계 최상위권 모집단위의 합격 가능 성적이 하락이 예상되기는 하나 하락폭이 낮아 이전보다 상당히 낮은 성적으로 대학을 쉽게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최상위권 학생 수가 적고 9등급 상대평가인 내신과 수능의 변별력이 기대만큼 높지 않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의학계열, 자연계 최상위권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 뉴스1



jin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