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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물들인 '레바논 힘내라'…정작 레바논은 원조도 거부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0-08-08 20:03 송고
대폭발 참사를 맞은 레바논을 응원하는 의미로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청에 5일 레바논 국기 모양으로 조명이 켜졌다. © AFP=뉴스1

서로 앙숙 관계인데다가 베이루트 대폭발의 공격 배후라는 루머까지 돌았던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인도적·의료적 지원을 시도했지만 거부당했다고 AFP통신이 8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자신들의 행동이 너무 위선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4일 대폭발 이후 몇시간 만에 성명을 내고 레바논을 인도적으로 지원하겠다며 국제기구를 통해 그리고 정치적 접촉을 통해 이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양국간의 완충지대를 감시하는 유엔을 통해 레바논에 의료 장비를 보내려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베이루트 희생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키프로스에 의료진도 파견하려 했지만 이 역시 무산되었다.

아모스 야들린 전 이스라엘 군사정보부장은 이와 관련해 묻는 기자들에게 "우리의 행동은 매우 인간적인 제스처"라면서 "양국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또 뒤에서 레바논을 조종하는 이란의 헤즈볼라 세력이 문제지 레바논과는 실제 아무런 분쟁이 없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정부가 원조를 거부하자 이스라엘은 이번에는 수도인 텔아비브의 시 청사 건물을 레바논 국기 색깔 빛으로 비추는 드문 이벤트를 5일 벌였다. 하지만 이는 헤즈볼라만이 아니라 레바논을 아직 적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이스라엘인들의 반대를 샀다. 

극우 정치인인 라피 페레츠는 트위터를 통해 "레바논의 부상당한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말이 되지만 수도 심장부에서 적기를 흔드는 것은 도덕적 혼란"이라고 비꼬았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아들이자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인 야이르는 "미쳤다. 적기를 흔드는 것은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론 헐다이 텔아비브 시장은 "휴머니즘은 어떤 갈등보다 우선한다"며 트위터로 이 행사를 옹호했지만 비난은 우익으로부터만 나오지 않았다. 기디언 레비 좌파 시사평론가는 양국의 역사를 볼 때 이런 감정은 "역겨운 위선적 쇼"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역사적으로 적대 관계를 이어왔다. 1982년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침공했고 2000년까지 레바논 남부를 점령했다. 그리고 2006년 대부분이 민간인인 12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을 벌여 이스라엘 정부의 행동이 너무 섣부르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ungaung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