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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로 버틴 '코로나 쇼크'…LCC는 '그림의 떡'

대한항공·아시아나 화물 부문 공급 늘려 2분기 '깜짝흑자'
LCC 기종 특성상 제약 많아…코로나 장기화 땐 구조조정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2020-08-10 06:30 송고
14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비행기가 계류돼있다. 2020.4.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14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비행기가 계류돼있다. 2020.4.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FSC)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화물 영업에 집중하며 2분기 '깜짝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는 적자폭이 확대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CC 역시 화물 영업에 관심을 내비치곤 있지만 제약이 많아 '그림의 떡'인 셈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LCC 수익 창출 원리와는 반대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어 향후 업계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지난주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나란히 '어닝 서프라이즈(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를 달성했다.

양대 항공사의 2분기 실적은 화물부문이 견인했다. 대한항공은 2분기 영업이익 1485억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화물 수송실적이 전년 대비 17% 늘고, 매출액(1조2259억원)이 96.4%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아시아나항공도 화물부문 매출이 95% 증가한 결과 전년 대비 화물 영업이익이 2221억원으로 늘었다.

국내 LCC 역시 화물 운송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익 창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투입하고 있는 중형기 A330, B777 등과 달리 대부분의 LCC는 소형기 B737을 운용하고 있고, 화물 운송 경험도 부족해 주문량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화물을 취급하더라고 대규모 물량을 수주하기 어려워 운임이 급등한 상황에서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LCC 한 관계자는 "기종 특성상 B737에는 온도조절 장치도 없어 운송할 수 있는 화물에 제약이 있고, 적재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다"며 "이를 감안했을 때 유휴 여객기를 화물 운송으로 전환하는 게 수지타산에는 맞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미국 시카고로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에 '카고 시트백'이 장착되어 있다.(인천세관제공)2020.6.1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11일 미국 시카고로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에 '카고 시트백'이 장착되어 있다.(인천세관제공)2020.6.1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그나마 LCC 중에선 진에어가 B777을 통해 화물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당 기종을 통해 대한항공처럼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한 밸리카고로 화물 운송에 나서고 있고, 경우에 따라 '카고 시트백' 도입도 추진이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역시 신규 수익창출보다는 손실폭 감소 차원이 크다.

애초 여객 사업이 주력인 LCC 입장에선 화물영업이 '그림의 떡'인 셈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여객수 감소 여파가 본격 반영돼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미 지난 5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한 제주항공의 경우 국제선과 국내선 모두 수요가 감소해 영업손실 847억원 등 상반기에만 150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선 코로나19가 장기화될수록 LCC들이 반등 기회는 더욱 찾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항공기 좌석간 거리유지 적용시 최대 여객 탑승률은 62%에 불과해 단위비용은 상승하게 된다"며 "반복구간 운영, 동일기종 투입, 낮은 운임 정책으로 높은 탑승률을 이끌어내는데 반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업계는 향후 혹독한 구조조정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지급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고, 대부분 LCC가 기간산업안정기금 대상도 아니다.

산업은행이 추가 자금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지만 적시에 지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LCC들이 자본확충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카드인 '유상증자'를 잇달아 꺼낸 배경도 정부 지원을 마냥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도 올해 초에 비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업계 전체를 살리려기보다는 자본시장 원리에 따라 큰 항공사를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쪽으로 기조가 바뀌었다"며 "최근 대한항공이 유증을 성공리에 치룬 것과 달리 티웨이항공은 유증에 실패한 것도 정부 지원 쏠림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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