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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에 7월 채솟값 16.3% 껑충…전체 0.3% '찔끔'(종합)

4일 '7월 소비자물가 동향'…"재난지원금 효과 제한적"
외식 물가 부진과 고교무상급식도 저물가 원인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박기락 기자, 서영빈 기자 | 2020-08-04 09:14 송고 | 2020-08-04 09:15 최종수정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상승했다. 장마로 채솟값은 오르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은 하락하면서 전반적으로 0%대 상승에 머물렀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0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6으로 전년 동월 대비 0.3%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0% 상승에 이어 2개월 연속 플러스 물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가 0%대 낮은 상승률을 유지한 요인은 크게 4가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첫째로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것, 둘째는 그와 반대로 채솟값이 폭등하면서 서로 상충한 것이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 물가가 하락한 것, 고교 무상급식으로 급식비 항목이 계속 하락하는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먼저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에 비해 10.2%나 하락했다. 모든 품목 중 가장 큰 하락세였다. 이에 따라 석유류 가격과 연동이 되는 '전기·수도·가스' 품목 가격도 전년 동월비 4.5% 하락했다.

이와 반대로 채솟값은 전년 동월비 16.3%나 폭등해 전체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배추가 35.7% 상승했으며 고구마 37.0%, 양파 39.9%, 상추 35.9% 등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채솟값이 폭등한 데는 우선 장마로 출하가 어려워진 영향이 컸다. 또 작년에는 장마기간이 비교적 짧았기 때문에 같은 달 작황도 좋은 편이었는데, 이로 인해 작년보다 가격 상승이 더 두드려져보이는 효과도 있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심의관은 "최근 장마로 출하가 감소해 채소가격 상승했다"며 "작년 7월엔 작황 호조로 가격 많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3일 호우 피해를 입은 충남 논산의 시설채소 재배농가를 살펴보고 있다.(농식품부 제공) 2020.8.3/뉴스1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3일 호우 피해를 입은 충남 논산의 시설채소 재배농가를 살펴보고 있다.(농식품부 제공) 2020.8.3/뉴스1

석유류와 채소가 포함되는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동월비 0.0% 상승으로 변화가 없었다. 이 두 품목의 급락·급등세가 서로 상충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활물가지수 구성 품목 중 식품이 2.8% 상승, 식품 이외에는 1.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류와 채소를 뺀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0.7% 상승해 이보다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근원물가라고 불리는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도 0.4% 상승했다. 석유류가 빠지고 채소가 포함된 신선식품지수는 8.4% 급등했다. 대체로 채소와 석유류 두 품목의 급등·급락세가 크다보니 이 품목들이 포함됐는지 여부에 따라 물가지수가 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안 심의관은 "생활물가지수에는 채소도 있지만 전기도시가스가 같이 있다. 유가 하락으로 가스가격이 내리면서 채솟값이 오른 부분을 상쇄해 결과적으로 변동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식 물가 상승이 더뎠던 것도 전체 물가상승 상승폭을 둔화시켰다.
2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정육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2020.6.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정육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2020.6.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품목별로 개인서비스 중 외식 물가는 전년비 0.6%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재난지원금에 따른 소비진작 효과가 7월까지 이어졌던 것에 비춰 의외의 결과였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주로 외식 분야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예측됐고, 재난지원금에 맞춰 음식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런데 정작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이번 물가동향에 나타난 재난지원금의 효과는 다소 제한적이고 모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돼지고기가 14.3%, 국산쇠고기가 9.8%으로 크게 오르기도 했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소비 증가 때문이지 재난지원금 효과인지는 알 수 없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었다.

안 심의관은 "돼지와 소 가격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다보니 집밥 소비 많이 해서 오른 경향이 있다"며 "외식 물가도 올랐으면 좋았지만 그러지 않은 걸 보면 아직까지 재난지원금의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정부의 무상교육정책도 저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고등학교 납입금은 전년동월대비 67.9% 하락해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suhcrat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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