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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부진 와중에 약진하는 'K-배터리'…"기술강화 올인해야"

韓 3사 올해 1~6월 전세계 점유율 34.5%…전년比 2배↑
코로나 잦아들자 中 추격…"뒤처진 日 전철 밟지 말아야"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20-08-04 06:20 송고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Electric Vehicle) 트렌드 코리아 2019(친환경 자동차 엑스포)에서 참석자들이 LG화학 배터리팩을 보고 있다. 2019.5.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Electric Vehicle) 트렌드 코리아 2019(친환경 자동차 엑스포)에서 참석자들이 LG화학 배터리팩을 보고 있다. 2019.5.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일본과 달리 시장점유율을 급격히 늘리는 등 약진하고 있다. 다만 전세계에서 가장 큰 자국 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의 추격이 거센 만큼 꾸준한 투자를 통해 기술 격차와 공급 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3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6월 전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10.5기가와트(GWh)의 배터리를 공급해 24.6%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6.0%(4위)와 3.9%(6위)의 시장점유율로 10위 안에 들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한국 배터리 3사의 전세계 시장점유율 합계는 2018년 11.8%, 2019년 15.8%였지만 올해(1~6월)는 34.5%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10위권에 속한 경쟁사 중 중국(5개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36.8%로 한국과 비슷하고, 일본(2개사)은 22.5%다.

약진하는 국내 배터리 업체에 대한 기대감은 증시에서도 나타났다. 전날(3일) 코스피 시장에서 LG화학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8%나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삼성SDI(4.28%)와 SK이노베이션(1.97%) 주가도 상승했다.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 상승률은 이날 코스피 지수 상승률(0.07%)보다 훨씬 높다.

고무적인 건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이 대폭 축소된 가운데 한국 배터리 업체만 성장했다는 점이다. 올해 1~6월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의 총량은 42.6GWh로 전년 동기 대비 23.0% 감소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위였던 중국의 CATL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1% 줄어들며 2위로, 2위였던 일본의 파나소닉은 31.5% 감소해 3위로 밀려났다.
반면 LG화학은 올해 1~6월 10.5GWh의 배터리를 공급해 전년 동기(5.7GWh)보다 82.8% 성장하며 4위에서 1위로 도약했다.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도 전년 동기 대비 34.9% 늘며 5위에서 4위로 상승했고, SK이노베이션은 66.0% 성장해 9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10위권 내 대부분의 중국·일본 업체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플러스(+) 성장한 건 한국의 3사와 중국의 CALB(시장점유율 1.8%·9위) 뿐이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올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성적표가 크게 좋아진 건 코로나19로 중국 전기차 시장이 침체된 데 따른 결과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대부분의 생산량을 내수 시장에서 판매하는데, 올해 초 코로나19로 중국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축소하면서 공급처가 유럽·미국 등으로 분산된 한국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한국 업체들은 높은 기술력과 유럽 지역의 공격적인 투자를 기반으로 전세계에서 배터리 공급 계약이 이어지고 있어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유럽 시장이 6월 들어 급반등세를 보였고 중국과 미국도 서서히 조금씩 회복세로 나아가면서 한국계 3사가 더욱 큰 성장 국면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앞으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을 보유한 중국의 추격이 거세질 전망이다. LG화학의 1~6월 합계 시장점유율은 세계 1위지만,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6월 한 달만 놓고 보면 26.6%로 중국의 CATL(27.2%)에 이어 2위다. 중국 내수 시장이 정상화되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강세는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은 그동안 의존하던 자국 시장에서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궈시안은 독일의 폭스바겐에서 11억유로(약 1조5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받았고, CATL은 전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와 손잡고 기존 배터리의 수명을 10배 늘리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 면에서 한국을 따라잡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2000년대까지 세계 시장을 주름잡았지만 지금은 한국에 밀린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배터리 10위권 안에선 한국과 중국이 비등해보이지만, 10위 이후부터 100위까진 상당 수가 중국 업체일 정도로 저변이 넓다"며 "투자를 확대해 기술력과 공급 능력 면에서 중국보다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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