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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월세공급 증가하면 월세가격 하락할 것"

'윤희숙 vs 윤준병'서 시작된 전·월세 논쟁에 가세
"전세제도가 만들어온 집값 거품을 빼는 호기가 될것"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2020-08-03 13:43 송고 | 2020-08-03 14:25 최종수정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 뉴스1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3일 정치권의 전·월세 논쟁과 관련 "당장은 전세가 사라지는 게 국민들에게는 매우 불편한 일임에는 분명해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주거안정과 합리적인 부동산 정책을 만드는데 월세 위주가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세가 좋은가, 월세가 좋은가. 전세가 사라진다는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연설에서 시작된 논의는 월세가 더 바람직하다는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반론에 의해 본격적인 전·월세 논쟁이 시작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대부분 선진국에는 전세 제도가 없다"면서 △집값 안정화로 전세 놓을 이유 부존재 △부모의 증여로 주택 구입이 흔치 않은 점 △집값의 20%와 안정된 직장 다닐시 30년 대출로 주택 마련 가능 △높은 재산세 △한 달씩 월세 지급으로 임대인 우위 시장 미형성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조 교수는 또 "저금리 시대에 전세가 사라지는 게 당연하지만 지난 정부에서부터 도입된 주택임대사업자(주임사) 등록제는 억지로 전세제도를 연장시켰다. 전세가 더 좋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임대인은 전세를 핑계로 합법적인 갭투자를 할 수 있었고, 정부는 투기자들에게 세제혜택을 줬으며, 전세 임차인은 전세대출을 받아 임대인의 갭투자를 도와준 셈이다. 그 결과 집값이 폭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아파트 전·월세만 주임사를 해지한 현 정부의 정책은 반쪽에 불과하다"며 "주택의 종류에 상관없이 전세의 주임사는 없애고, 월세의 주임사는 지금보다는 좀 더 엄격한 기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교수는 특히 "앞으로 월세가 새로운 제도로 등장한다고 해도 정부가 제도적 준비만 잘 하면 걱정할 일은 없다고 본다. 오히려 그 동안 전세제도가 만들어온 집값의 거품을 빼는 호기가 될 것"이라며 "게다가 전세는 깡통전세, 경매 등 임차인에게는 도박만큼이나 위험하다. 시대가 변했으면 이렇게 부작용이 많은 전세가 더 좋다는 우리의 고정관념부터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월세 시대를 맞아 정부가 준비를 해야 할 사항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우선 "정부는 전세 시장엔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전세대출까지 막을 필요는 없지만 그건 신용기관에서 알아서 할 일이고 시장에서 전세가의 급상승을 막기 위해 할 일은 공공임대 전세를 주변보다 20~30% 싼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라며 "공공임대를 전세로 하게 되면 그 자금을 공익을 위해 재투자할 수 있어 부동산 투기를 막으면서도 주택공급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약간의 목돈이 있는 사람은 전세가 아니라 장기론으로 집을 구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지역별로 대출규모에 편차는 있겠지만 안정된 직장이 있는 실수요자의 주택구매를 막는 심각한 대출규제는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 교수는 "월세 임대인에게는 종합부동산세와 일부 양도세 혜택 정도는 줘야 정부도 월세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며 "월세 인상은 물가상승률만큼만 허용해야지 5%도 높을 수 있다. 월세야 말로 임차인의 잘못이 없는 한 자연스럽게 무기한 재계약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월세 임대인에게 소득세를 징수해야 한다. 고령자의 생계형 임대인에게는 어느 정도 하한선을 두되, 기업형 임대인에게는 정확히 징수해서 그 세수로 월세 임차인에게 소득공제,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지금보다 확대해야 한다"며 "월세가 전세 살 때 내는 은행이자 정도만 될 수 있도록 세제혜택으로 돌려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생, 구직자, 실업자 등 세제혜택도 받을 수 없는 월세 세입자에게는 정부가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든지, 보조금을 지급해 주거복지를 향상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저복지 사회이지만 대학내 아파트형 기숙사가 많아 대학원생들은 매우 저렴한 월세로 살 수 있다. 부동산 세수 중 상당비율을 월세 임차인에게 정부가 되돌려 주면 월세가 전세보다 나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월세가 주가 되면 주거비가 상승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지만, 월세공급이 증가하면 오히려 월세가 하락하는 가운데 시장가가 형성될 것"이라며 "정부가 임대소득세 구간을 조정해서 임대인도 약간의 월세를 낮춤으로써 세율구간을 낮추고 싶은 구조로 만들면 된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공생적 관계가 되도록 제도를 디자인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앞으로는 모두가 월세를 내는 나라가 돼가게 될 것"이라며 "자가 소유자는 높은 재산세와 주택대출금을 정부와 은행에 내고, 월세 임차인은 전세 이자보다 높은 월세를 집주인에게 내지만 정부로부터 차액만큼 환급받고, 임대인은 윌세 수익에 해당하는 소득세를 정부에 낼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월세의 크기가 임대인 > 자가거주자 > 임차인 순으로만 내도록 만든다면 그게 바로 공평한 사회 아니겠느냐"라며 "이런 제도 하에서는 전월세 논쟁이 불필요하다. 오히려 월세 위주의 시장에서 주택가격의 안정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렇다고 이런 준비(는) 전혀 없이 임대차 3법(을) 밀어 붙인 여당이 잘했다는 건 아니다. 그 점에선 윤희숙 의원의 비판도 의미가 있다"며 "3법 결과 몰아닥칠 변화에 대비를 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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