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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삼성전자와 이재용 부회장이 보낸 1년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20-08-02 08:00 송고 | 2020-08-02 16:24 최종수정
지난 7월 30일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개발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충남 온양사업장을 방문, 반도체 생산 라인을 살펴보기 앞서 설명을 듣는 이재용 부회장(삼성전자 제공) 2020.7.30/뉴스1
지난 7월 30일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개발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충남 온양사업장을 방문, 반도체 생산 라인을 살펴보기 앞서 설명을 듣는 이재용 부회장(삼성전자 제공) 2020.7.30/뉴스1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2020년 2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도 반도체 수요 회복에 힘입어 8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합니다.
1년 전인 2019년 2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약 23.5% 늘었습니다. 시장에선 "코로나19에도 삼성전자가 엄청난 선방을 기록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발표한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반도체 사업부 사장단과 충남 온양사업장을 방문했습니다. 2019년 8월 6일에도 현장경영으로 들른 곳을 1년여만에 다시 찾은 것입니다.

그럼 시계를 지금으로부터 1년 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삼성전자는 2019년 7~8월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규제가 터지면서 소위 말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쏟아졌습니다. 위기에 움직인 건 이 부회장이었습니다.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수출규제 대책을 논의해보자는 청와대의 부름도 마다한 채 2019년 7월 7일 이 부회장은 홀로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2분기 실적에서도 알 수 있듯 삼성전자는 반도체 소재 공급망 다변화와 국산화 노력으로 일본발 수출규제 위기에서 비껴난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 7월 12일 일본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이재용 부회장/뉴스1 © News1 허경 기자
2019년 7월 12일 일본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이재용 부회장/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하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코로나19라는 예측불허의 고비에 맞닥뜨린 상태입니다. 위기가 반복되는 모습을 보니 '산 넘어 더 큰 산'이 나타난 형국입니다.

35년간 삼성전자에 몸담으며 '반도체 신화 주역' 또는 '연봉킹'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던 권오현 전 회장(현 상임고문)은 최근 사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어려운 시기일수록 제일 중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입니다."

다시 1년 전으로 돌아가볼까요. 2019년 8월 29일 대법원은 이 부회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을 파기환송했습니다. 2018년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 부회장에게 다시 2심 재판을 받으라는 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2019년 10월 처음 열린 파기환송심 재판은 2020년 1월 4회 공판기일까지 치렀으나 현재는 '잠정 휴정' 상태입니다.

올해 들어선 삼성물산 합병 의혹으로 이 부회장이 또 다시 검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검찰 외부 전문기구인 수사심의위원회는 이 부회장 사건을 두고 검찰에 '불기소' 처분과 수사중단을 권고했습니다.

수사심의위원회의 결론이 나온 지 한달 이상 지났지만 검찰이 어떠한 최종 처분을 내릴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삼성과 이 부회장 입장에선 1년 전처럼 '도돌이표' 같은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셈입니다. 이보다 앞서 열렸던 8번의 수사심의위원회 결과를 수사팀이 모두 수용한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검찰이 권고안대로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은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면서 올해만 17번이나 현장경영에 나서며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 부회장을 비롯해 수십만명의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산적한 위기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가는 시간이 삼성전자와 이 부회장 앞에서만 멈추지 않길 기대해 봅니다.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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