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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불씨 댕긴 장녀…"아버지 건강확인해야"

"형제경영 변함 없다" 일축에도…한정후견 개시심판 청구
"차남에 全지분매각, 건강한 정신에서 결정인지 판단 필요"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20-07-30 16:10 송고 | 2020-07-31 17:17 최종수정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한국타이어 제공)© 뉴스1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이 차남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에 전 지분을 매각하며 차남 승계를 확정한 것에 대해 장녀가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에 불씨를 댕겼다.

장남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 부회장이 대응하지 않아 형제간 갈등이 봉합되는듯 싶었으나 조희경 이사장의 개입으로 경영권 분쟁이 본격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조 부회장이 누나들과 연합해 차남인 조현범 사장을 상대로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30일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차남 승계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서울가정법원에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조 회장이 내린 후계 결정이 건강한 정신으로 자발적으로 내린 결정인지를 법원에서 판단받겠다는 의미다. 이 청구가 인정돼 조 회장이 지원·보호를 받아야할 피후견인이 되면 재산관리 등을 대리할 제3자 후견인은 법원에서 지정하게 된다.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왼쪽)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 부회장© 뉴스1

지난 6월 조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그룹 지분 23.59% 전량을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차남 승계를 확정했다.

기존 조 사장(넷째)이 가진 지분은 19.31%로 조 부회장(셋째)의 19.32%와 비슷했지만, 아버지 지분을 받으면서 42.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장녀 조 이사장(첫째)은 0.83%, 차녀 조희원씨(둘째)는 10.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이사장 측은 "(조 회장이) 갖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나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며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결정을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통해 가족이나 회사에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의 승계과정은 투명해야 할 것"이라며 "기업 총수의 노령과 판단능력 부족을 이용해 밀실에서 몰래 이루어지는 관행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성년후견은 장애와 질병, 노령 등의 이유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정하는 제도다. 피후견인은 후견인으로부터 재산관리 및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법정후견과 임의후견으로 나뉘는데 법정후견은 다시 성년후견, 한정후견, 특정후견으로 나뉜다. 조 이사장은 법정후견 중 한정후견개시 심판청구를 신청했다.

조 회장의 정신적인 실제 건강 상태 등은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성년후견심판 청구가 접수되면 법원은 의사 감정을 통해 당사자의 정신 상태를 확인하고, 직접 진술을 받는 절차를 거쳐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후견인을 지정한다.

법원이 조 회장이 질병 및 노령 등의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할 능력이 결여됐다고 판단할 경우 한정후견인이 선임된다. 이 경우 조 회장 본인 및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등은 항고 및 재항고할 수 있다. 항고 및 재항고시 후견인 업무는 정지된다.

법원에 의해 선임된 후견인은 이후 재산과 신상 등을 보호하는 대리인 역할을 한다. 앞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가 성년후견개시(한정후견개시)를 청구해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인이 지정된 바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갑작스럽게 조 사장에게 지분 전부를 넘긴 것을 두고 형제의 난이 일어날 소지를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지분 매각 직후 형제간 경영권 분쟁 조짐에 대해 한국타이어 측도 "최대주주 변경이 있었지만, 형제경영엔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장·차남의 누나인 조 이사장이 회사의 입장에 반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지분 승계를 놓고 형제간 내분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재계 관계자는 "조 부회장이 누나들과 연합해 조 사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본격화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