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지방 > 강원

'소녀상 앞 속죄상' 제막식 않기로…"치울생각 없어, 전시는 그대로"

김창렬 자생식물원장 밝혀, 日 저항작가 공동전시도 '불투명'

(평창=뉴스1) 박하림 기자 | 2020-07-29 15:25 송고 | 2020-07-29 15:29 최종수정
28일 강원 평창군 한국자생식물원에 설치된 '영원한 속죄' 동상. 조각가 왕광현씨는 작품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들이 합당하게 받았어야 할 속죄를 작품으로라도 표현해 민족정신을 고양하고, 일본에게는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진심어린 사죄와 새로운 일본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2020.7.28/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

최근 뜨겁게 주목을 받고 있는 조형물 ‘영원한 속죄’의 제막식이 취소됐다. 올 하반기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던 일본 유명 작가와의 공동 전시회 개최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소녀상 앞에 남성이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의 조형물을 설치한 김창렬 한국자생식물원 원장은 2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여론이 거세져 이번 ‘영원한 속죄’ 조형물 제막식은 하늘로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취소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일부에서 조형물을 철거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는데 치울 계획이 없다"며 "나의 사유지에 설치된 조형물이고, 누구든 볼 수 있게 개방해 그대로 전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올 10월 일본 아이다 마코토 작가와의 공동 전시회를 열기로 잠정 협의했으나 최근 사태로 인해 공동 전시회 또한 개최여부가 불투명해졌다고 밝혔다.

아이다 씨는 과거 일제의 침략과 관련해 아베 일본 총리를 풍자하는 영상을 만들었다가 일본 극우 인사들의 공격을 받은 저명한 저항 작가다.

아이다 씨는 지난해 9월 일본-오스트리아 국교 150주년 기념사업으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한 전시회에서 '국제회의에서 연설하는 일본 총리대신'이라는 영상 작품을 출품했다. 영상 속에서 아베 총리로 분장한 남성은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의 피를 빨 수 있다"면서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풍자했다.

28일 김창렬 한국자생식물원 원장이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날 “개인적으로 한국에 소녀상이 많지만 책임있는 사람이 사과하는 모습의 동상을 만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일본이 위안부 사안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죄를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번 조형물을 설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의 사유지에 설치된 조형물이기에 감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누구든 볼 수 있게 개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절하는 남성이 아베 총리가 아니냐는 질문엔 “아베 총리는 아니다”고 일축했다.2020.7.28/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

앞서 김 원장은 지난 28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윤미향 사태와 같이 돈이나 벌어먹으려고 조형물을 설치한 것 아니냐’는 오해 때문에 무척 스트레스 받고 괴롭다”며 “왜곡된 보도만 보고 욕하지 말고 직접 이곳에 와서 조형물을 보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강경한 반응에 대해서도 “이슈가 되는 것을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저 자기생각을 담은 하나의 작품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밝혔다.

절하는 남성이 아베 총리가 아니냐는 질문엔 “조형물의 남성은 멋지게 생겼다”면서 “아베 총리를 생각하고 조형물을 설치한 것이 아닐뿐더러 아베와도 닮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형물 존폐와 관련한 한국정부의 개입 여부에 대해선 “내 집 앞마당에 설치한 것을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좀 그렇다”면서 “순수한 마음에서 설치를 한 것인데 지킬 수 있으면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형물 설치 배경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한국에 소녀상이 많지만 책임 있는 사람이 사과하는 모습의 동상을 만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일본이 위안부 사안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죄를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번 조형물을 설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의 사유지에 설치된 조형물이기에 감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누구든 볼 수 있게 개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원 평창군 한국자생식물원에 세워진 ‘영원한 속죄’라는 이름의 해당 조형물은 지난 2016년 6월 제작한 조각가 왕광현씨의 작품으로, 높이 1.5m의 앉아있는 위안부 소녀상 앞으로 키가 1.8m인 의문의 남성이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제작비는 김 원장의 사비로 충당했다.

1999년 세워진 한국자생식물원은 2011년 화재로 건물 전체가 전소된 바 있다. 이후 2016년 6월 해당 조형물을 세우고 재개장을 계획했으나 예기치 못한 운영난으로 차일피일 미뤄졌었다. 그로부터 4년의 시간이 흘러 2020년 6월 재개장했고 이를 계기로 해당 조형물의 제막식을 내달 10일 개최할 예정이었다.

이날 일본 정부는 한국의 한 민간 식물원에서 소녀상에 무릎 꿇고 사과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이 설치됐다는 보도와 관련, “만일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일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즉각 반발하기도 했다.


rimrock@news1.kr